합천우리식품 박종옥 대표
합천우리식품 박종옥 대표
“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느림의 미학’이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9.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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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밥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 바로 된장, 간장, 고추장인 ‘장’을 손꼽는다. 우리 고유의 발효 음식인 전통 장은 예로부터 집집마다 장독대에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하는 데 많은 정성을 쏟았다. 이처럼 '장을 잘못 담그면 일년 우환’이라고 할만큼 장은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우리 민족 특유의 맛이 잘 살아있는 전통 조미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장 담그기 문화가 점점 사라져가면서 우리 입맛도 획일화 된 장맛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3대째 우리 전통 장 본연의 맛을 고집하며 전통의 맥을 이어오는 손맛이 있다.

장맛은 그 재료와 소금, 수질, 햇살 그리고 숙성을 위한 용기 무엇보다 만드는 이의 정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합천우리식품 박종옥 대표.그는 항상 청정한 마음으로 국내산 농산물만을 엄선해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곳에 오랜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옛 장독에 담아 자연 그대로 숙성시키는 전통 재래식 비법을 고수하고 있다. 정직하게 흘린 땀에 정성을 더해 빚어낸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 간장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합천우리식품 박종옥 대표를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다음은 박동옥 대표와의 일대일 질문이다>

Q. 합천군 삼가면 어전리에 위치한 합천우리식품. 지리적으로 너무 훌륭한 곳에 위치해 있다. 합천군에 회사를 자리한 이유가 무엇인지

  A- 경남 합천군 삼가면에는 정자나무와 옹달샘 등 자연이 어우러져 옛부터 청정한 마을로 입소문이 있었다. 본격화 사업을 한 것은 아버지가 할머니의 보리쌈장(지장)을 무척 좋아하신 것으로 안다. 그 계기로 아버지가 1995년 공장을 설립해 장담그기와 보리쌈장(지장)을 제품화하기 시작됐다.

Q. 현재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A- 장을 담그는 절기에 맞게 5-6명이 일하고 있다. 고정 직원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대표 총 3명이 전부이다. 특히 장 담그는 부분에서는 저희 어머니가 전반적인 일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Q. 발효식품을 접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무엇인지

  A-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에 입사한 지 한달만에 아버지의 가업을 이을 것을 권유받았다. 이후 1999년도에 고향으로 돌아와 사업을 이어받게 됐다. 농촌에 대한 로컬푸드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농산물로 상품을 만들어 보자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

Q. 회사 운영 시 가장 어려운 고비가 있다면

  A- 날씨에 따른 농산물 가격 파동이 심해질 때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분이다.

Q. 발효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A- 숙성시간을 1년 6개월으로 보고 있다. 1년에 딱 한번 생산과정을 하다보니 시간을 제일 중요시 하고 있다.

이처럼 패스트푸드에 앓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된장은 제대된 숙성시간을 거쳐 깊은 우리의 전통의 맛을 되살려 주는 슬로푸드로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숙성과정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A- 어머니, 할머니 시집오실 때 가지고 오신 옛날 장독대들이 많다. 특히 아버지가 사업하실 때 합천 일대 장독대 수집을 많이 하셨다. 숨쉬는 장독대라고 한다. 우리 재산목록 1호라고 볼 수있다. 최하 80년-100년대의 장독대가 대다수다.

Q.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에는 된장이 손꼽힌다. 합천우리식품의 된장제조에 있어 대대로 전해져 오는 기술이나 비결은 무엇인지

  A- 특별한 기술이라고는 없고 대대로 어머니가 제조하시던 전통과정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그해 우리 햇농산물을 수매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합천 삼가 시장에서 콩값이 형성되면 수매를 시작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매가 되지 않을 시 합천농협에서 농민들에게 수매하거나 더 부족하면 의령군에 협조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합천은 오염군이 없기때문에 위치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Q. 주로 어떤 발효식품을 취급하고 있는지

  A- 주로 장류를 취급하고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류, 쌈장류, 특히 경상남도, 대구, 포항 등 토속 쌈장인 보리 쌈장류는 우리 지역특산물로 부각시켜 생산한 제품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이는 감춰져 있던 지역특산물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Q. 유통과 판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A- 처음에는 무조건 발로 뛰었다. 현재는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홍보와 판매를 하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입맛이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통입맛을 되살려 주고 습관화시키고 싶어 학교급식업체를 통해 많이 판매를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통영의 한 진주의 급식업체 한 분이 직접 드셔보고 진주는 물론 타지역에도 소개를 시켜 주셨다. 현재는 통영부터 마산, 포항, 경주 등 많은 급식업체에 판매되고 있다.

Q. 현재 수출은 하고 있는지

  A- 시도도 많이 해보고 제의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출과정에서 발생되는 제품의 과발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많은 숙제로 남아있다.

아직 우리 장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김치처럼 연구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수출 쪽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A- 올해부터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대부분 장을 담근다고 하면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이 있는데 체험학습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또 빛과 바람을 머금고 계절을 거치며 익어간 우리 전통 장의 건강함과 소중함도 함께 깨우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더불어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먹거리로 미래의 아이들의 입맛도 되살리고 우리 전통의 것도 지켜나가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기본 전통의 것을 지키면서 여기에 색다른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회사로 거듭 발전해나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