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간 요리사 평거점 김수양(36) 사장
시장에 간 요리사 평거점 김수양(36) 사장
당신의 꿈을 지원합니다-청년 장사꾼 인터뷰 2.
  • 최수민 기자
  • 승인 2017.09.28 0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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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을 위해 찾는 술집의 기준에는 세 가지 요소인 맛, 양, 가격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적인 부분은 한적한 골목 위치에 자리 잡은 가게 위치하고 할 수 있다. 최근 SNS등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시장에 간 요리사 평거점 사장 김 수양(사진, 36)씨는 현재 요식업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로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매일 발주부터 위생 점검, 직원 교육, 매출 정산 등 해야 할 일이 많긴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철판 앞에서 요리하는 일로 보내고 있어 요리사에 가깝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요식업은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손님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에는 귀 기울일 줄 아는 열린 마음으로 매일 가게문을 열고 손님들과 소통하며 기쁜 일에는 같이 웃어 줄 수 있고 슬픈 일에는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년장사꾼 김수양 사장의 일문일답이다.

1. 요식업을 하게 된 계기는?

요식업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경남지역의 요식업 브랜드 시장조사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부산의 한 점포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지역에서는 아직 친숙하지 않은 테판야끼(철판구이) 전문점이었다. 대체로 작은 규모의 가게에 몇 개 되지 않은 테이블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모습에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을 내 것으로 꼭 만들어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처음부터 크게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니었고 사실 점포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프랜차이즈 본점의 사장님을 끈질기게 설득시켜 내가 원하는 곳에 나의 영업점을 오픈하였고 더 나아가 꾸준히 안정적인 장사가 가능하도록 나만의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요리공부를 시작했다.

2. 요리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음식을 하는 사람의 성격도 요리에 반영된다 생각한다. 현재 요식업에 종사하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특별히 중요하다 생각하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 음식은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여 특히 위생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러한 점에서 개방형 주방을 도입하여 요리를 하고 있다. 둘째, 최상의 재료로 요리를 해야 맛도 좋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만드는 사람의 정성, 손맛과 마음가짐이 바르면 그 음식은 명품이 되는 것이다. 음식을 음식답게 하는 것,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우리 가게를 다시 찾아오길 원한다.

3. 가게 운영 특성상 맛을 일관되게 관리,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나만의 요령이 있다면?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음식의 맛이다. 특히 우리 가게처럼 요리와 술을 같이 접하는 곳은 ‘요리, 분위기, 사람’ 이 3박자가 함께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이 가게를 들어섰을 때 가게 분위기가 좋으면 음식에도 기대감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장사를 이어갈수록 일종의 사명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같은 레시피라도 요리하는 사람의 노력에 따라 미묘하게 맛이 달라지기도 하고 우리 가게 분위기가 찾아오시는 손님들의 기분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요령은 없지만 늘 새로운 메뉴 개발과 기분 좋은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고 또 우리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4. 내가 생각하는 요리가 갖춰야 할 요소가 있다면?

나만의 원칙 중 하나인데 식재료를 구입할 때 저렴하고 신선하지 않은 것은 취급하지 않는다. 흔히 저렴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원가 절감이 되어 가게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좋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야 맛도 좋고 버릴 것도 없다. 우리 집을 찾아주시는 손님들도 우리의 대표 메뉴를 알고 그 맛에 이끌려 다시 찾아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좋은 식재료와 요리사의 마음을 담은 명품요리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맛있는 음식은 또 생각나는 음식, 또 먹고 싶은 음식이다. 그 음식을 먹고 행복했다면 반드시 또 생각나고 또 먹고 싶을 것이다. 마음이 그 맛을 알고 좋아하면 계속 찾게 된다. 맛있는 음식은 마음이 먼저 이끌리는 법이니까.

5. 철판요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주력 메뉴가 철판구이다. 나에게도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기본기부터 다지려 애썼다. 그리고 동네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철판구이란 메뉴를 가지고 손님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메뉴구성과 가격적인 부분까지 놓치려 않으려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리의 맛을 구현하려고 1년이 넘도록 노력과 정성을 쏟아 부었다. 불판 앞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았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이제는 입소문을 통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친숙해진 맛으로 유행을 타지 않고 언제든 찾게 되는 곳이라면 더 바랄게 없다.

6. 요식업을 통해 배운 것과 더 나아가야 할 점이 있다면?

청년창업, 절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중 요식업은 창업의 대표적인 분야이지만 초기 자본금이 넉넉지 못한 젊은 청년들의 입장에서 창업을 위한 비용들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개업신고보다 폐업신고가 더 많다는 요즘 같은 현실에서 살아남으려면 요란한 잣대 없이 묵묵히 나의 경험과 진짜 실력을 쌓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만의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도 현재 진행형이다. 시간과 노력의 내공을 인정받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나만의 노하우와 음식철학을 알려주는 날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7. 장사를 하면서 힘든 점

외향적인 성격인데다 대인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우리 가게를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과의 인연도 소중하지만 영업시간 등의 제약으로 가족과 지인들을 예전처럼 많이 챙길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지금 잠자는 시간마저 사치가 되어버릴 만큼 잠이라도 줄여 많은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내가 지치고 힘들더라도 절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중압감이 가끔 크게 작용하지만 우리 가게를 자주 방문해주시는 단골손님들을 보면 또 금세 잊고 활력이 생긴다.

8. 목표가 있다면

나와 함께 같은 꿈과 목표를 가지고 이 가게를 꾸려가는 직원들이 있다. 우리 직원들이 여기에서 단지 ‘돈’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일하기보다 더 나아가 본인들만의 또 다른 2호점, 3호점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다.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청년들이 있다면 기꺼이 그들과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주고 싶다.

9.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식업이라는 것이 시작하기도 쉬운 반면에 실패하기도 쉽다 생각한다. 요리를 하는 주방장과 직원 몇 명만 있으면 가게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들이 많다. 배워야할 것도 많다. 실제 운영을 하면서 쌓여가는 것들이 더 크지만 실패를 맛보고 싶지 않다면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처음부터 목숨을 걸고 하겠다는 각오 없이는 시작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