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고향사랑기금사업, ‘기부자 공감·주민 동감’
하동군 고향사랑기금사업, ‘기부자 공감·주민 동감’
하동군 주민복리 위한 6가지 고향사랑기금사업 소개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03.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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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 차를 맞으며 전국적으로 건전한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가운데, 하동군의 고향사랑기부금 운영 사례가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인구소멸 대응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하동군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며 도시민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지역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한 하동군은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본격 활성화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전담 TF팀 구성을 통해 기부금 목표 달성, 기부제의 효율적인 운영 및 홍보 전략 개발, 기부자와의 소통 강화 등에 주력한다.

하동군은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으로 4억200만 원을 모금해 목표액 3억 원 대비 134% 달성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2024년에는 목표액을 5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3월 현재 8200만 원을 모금하는 등 순항 중이다.

제도의 시행 초기 당시 기부금 모금 및 답례품 선정에 집중했던 하동군은 이제 모금된 기부금을 활용해 기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6개의 고향사랑기금사업을 선정하고, 군민이 동감할 수 있는 투명한 시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기부금 사용 내역을 군민과 기부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하동군이 선정한 6개의 기금사업을 소개한다.

▲사랑의 효도쿠폰(목욕 이용권)

농촌지역에서 목욕은 단순한 청결 유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웃들과의 담소를 통해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얻는 소중한 일상의 순간이다.

이러한 농촌의 전통적인 일상을 지원하고 더 많은 이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랑의 효도쿠폰 사업을 시행한다.

이 사업은 노인, 장애인, 한부모·다문화 가족 등 관내 취약계층이 경제적 부담 없이 목욕탕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목욕탕 이용권을 지원해 깨끗한 몸을 통한 자신감과 건강의 회복, 또 따뜻한 일상을 선물한다.

▲하동 공공병원 의료 장비 확보

도시지역에 비해 부족한 의료 인력 및 시설의 심각한 격차는 우리 지역 주민의 만성질환, 정신질환, 치매 등 건강 악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제한적인 의료서비스는 주민들의 건강 수준을 낮추고 삶의 질을 저하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은 지역사회 발전의 필수 과제이며 오는 2026년 준공 예정인 하동 공공병원에 응급 및 재활 의료 장비 구입을 지원해 의료 취약계층에 가장 시급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진제공=하동군청
사진제공=하동군청

▲미용봉사단 장비 지원

“오늘 머리 정말 예뻐요”, “기분이 너무 좋아졌어요” 요양시설 노인의 환한 미소 뒤에는 봉사자의 따뜻한 손길이 숨어있다. 미용은 외모 관리를 넘어서 자존감을 향상하고, 정서 안정 및 삶의 희망을 되찾아 주는 역할을 한다.

외부 활동이 어려운 요양시설과 벽지마을의 어르신은 미용 서비스의 접근이 어려워 정기적인 미용 봉사가 필요하다. 이에 군은 봉사의 가치를 아는 미용봉사단에게 가위 등 미용 장비를 지원해 기부자와 함께 큰 보람과 감동을 공유한다.

사진제공=하동군청
사진제공=하동군청

▲하동형 농번기 급식사업

“밥심으로 일하는 우리 농업인에게 든든한 한 끼를”

이 사업은 농번기 동안 농촌지역의 일손 부족 문제와 그로 인한 농업인의 식사 준비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식사 준비의 어려움은 불규칙한 식사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농업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이는 결국 농업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하동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번기 급식사업을 시행한다. 농업인들에게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해 함께 식사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하는 사업이다.

사진제공=하동군청
사진제공=하동군청

▲노인 동행 돌봄

농촌지역의 혼자 있거나 만성질환으로 보행이 어려운 노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향사랑기금은 이러한 노인들의 어려움을 알고 병원 혹은 약국 방문 시 돌보미가 동행해 진료를 안내하고 투약 요령까지 안내하는 사업이다.

또한 병원에서 퇴원하는 홀로 사는 노인에게 일정 기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치료를 돕고 사회적 고립을 방지할 것이다.

병원동행서비스는 단순한 동행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따뜻한 보살핌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냄으로써 치료에 대한 안정감과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기부자와 사회적 약자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고향사랑기금사업 시작…많은 과제 남겨

2023년에 이룬 기부금 모금 초과 달성은 하동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기부 현황을 살펴보면 중·장년층과 경상남도 내에서의 기부가 주를 이루며 특히 연말정산 시즌에 집중되는 등 연령별·지역별·시기별로 기부가 편중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부자가 공감하고 지역민이 동감하는 하동만의 고향사랑기금사업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사업의 진행 과정과 향후 과제도 기부자와 공유하며 기부의 보람을 느끼고 지역민은 살기 좋은 하동을 더욱 사랑할 것이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시행 초기 강제성이 없는 개인의 기부 의사에 의존한 기부금 모금액을 예측하기 어려워 계획적인 기금사업 추진 등이 어려웠지만 모금액을 축적해 나가겠다”면서 “명품 전원도시 하동만의 차별성 있는 기부금 활용을 발굴하고 성과를 확인하며 방향을 설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