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준화 경상국립대 자연과학대학장 영면
고 이준화 경상국립대 자연과학대학장 영면
NMR을 이용해 생체 분자의 분자 메커니즘 규명 노력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01.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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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준화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자연과학대학장)
고 이준화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자연과학대학장)

경상국립대학교(총장 권순기, 이하 경상국립대) 교수로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단과대학장으로서 대학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던 젊은 과학자가 갑작스럽게 타계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이준화 교수(51)는 지난해 11월 말 갑작스럽게 폐렴 진단을 받아 경상국립대병원에 입원했다가 부산양산대병원으로 전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1월 25일 오후 결국 영면했다.

경상국립대 자연과학대학은 고 이준화 교수에게 혈소판 헌혈이 필요하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교수·직원·대학원생·학부생 등 가능한 많은 구성원이 헌혈에 동참하도록 전 채널을 가동하고 있었다. 혈소판 헌혈 운동을 확산시키려던 시점은 불행하게도 고인이 생사의 고비를 넘기는 시각이었으며 고인은 더 기다릴 만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고 이준화 교수는 2006년 경상국립대 화학과에 부임했다. 고 이준화 교수는 핵자기공명 분광학(NMR)을 이용해 DNA, RNA, 단백질과 같은 다양한 생체분자의 생물학적 기능의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왔다.

고 이준화 교수는 경상국립대 부임 후 핵산 연구 분야 최고 저널인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 화학 분야 최고 저널인 ‘미국화학회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에 80여 편의 연구논문과 저서 2편을 발표했고 3명의 박사와 11명의 석사를 배출했다.

최근에는 사단법인 한국자기공명학회에서 연구업적이 뛰어나고 국내 자기공명학 분야 발전에 기여한 중견연구자에게 수여하는 ‘JEOL 학술상’을 수상했다(2021년 7월). 이때는 경상국립대 기초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면서 BK21 FOUR 사업인 분자소재화학 미래인재교육사업단 소속으로 대학원생을 지도하던 시기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연구비 17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DNA 이중나선을 매개로 한 전사인자 상호간의 비접촉 기능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마이크로 RNA를 통한 식물의 개화시기 조절 연구’도 수행했다.

지난 2022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2년 기초연구실 지원사업(BRL)에 경상국립대 4개 연구실이 선정됐는데, 고 이준화 교수의 항바이러스 Z-핵산 유도체 기초연구실도 이름을 올렸다. 이 연구는 전 세계가 고통받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2023년 1월부터는 경상국립대 자연과학대학 학장을 맡아 대학 발전을 위한 일에 헌신해 왔다. 고 이준화 교수는 기초가 튼튼해야 응용과학, 실용과학도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다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자연과학대학장을 맡은 것도 이 같은 그의 학문적 철학 때문이었다.

고 이준화 교수의 노제가 열린 지난 28일 오전 8시 자연과학대학 과학 2호관 앞에는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을 비롯해 자연과학대학 교수, 대학원생, 학생, 교직원 등이 참석해 고인의 너무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영면을 빌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고 이준화 학장은 지금까지 해온 일보다 앞으로 개척해 나갈 연구성과가 더욱 기대되는, 유능하고 훌륭한 과학자이자 대학장이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