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올해로 1500만 명을 돌파했다. 4명중 1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반려동물의 마지막 가는길,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서비스를 한다는 하늘소풍 장봉석 대표.
그는 하늘소풍에 대해 “단순한 화장터가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가치를 전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단순히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지는 사랑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인들로부터 믿음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앞으로 반려동물장례업에 대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장봉석 대표와의 일대일 질의응답]
Q. 하늘소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하늘소풍은 반려동물의 장례 및 화장, 봉안이 가능한 반려동물장례식장이다. 단순한 화장터가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이 담긴 위로와 가치를 전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가족과도 같은 존재와의 이별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예와 정성을 다하는 곳이다.
경남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장묘업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적지 않은 반려동물의 소풍길을 정성스럽게 배웅해 주었으며, 반려동물 전용 수목장과 봉안당, 유골 보석(메모리얼 스톤) 제작 시설을 갖추고 있다.
Q. 반려동물장묘시설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예전부터 반려동물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반려동물의 분양이나 입양, 그리고 생전 케어와 의료의 영역에 있어서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평균 기대 수명은 사람의 20% 이하에 불과함에도 동물장묘업의 규모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와 반려 인구의 증가폭, 그리고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이 가지는 존재 의미를 고려하였을 때 근미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업종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운영을 결심하게 됐다.
Q. 여기는 동물장묘시설 설치 예정지역 주민들이 동물장묘시설에 반대하며 갈등이 유발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A. 하늘소풍도 처음에는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동물 화장터’라는 명칭에서 오는 큰 거부감 때문이다. ‘동물’과 ‘화장’이라는 요소가 가진 부정적인 선입견을 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반려동물장례식장의 필요성, 무해성에 대한 끊임없는 소통과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요즘의 화장 시설은 사람의 화장 시설은 물론 각종 소각 시설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해가 없도록 설계되고, 운용에 있어 엄격한 감시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화장로의 운용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시켜드리는 것이 주요 과제다. 실제로 하늘소풍의 신관이 완공되었을 때 소음과 공해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깨끗하고 정돈된 내부에 놀라시기도 했다. 지금은 마을 주민분들께서 먼저 나서서 주변 지인들에게 하늘소풍의 반려동물 장례를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직접 오셔서 장례를 치르고 가시기도 한다.
Q. 다른 반려동물 장례식장과의 차별화 전략 및 하늘소풍 장례식장의 장점은 무엇인가.
A. 하늘소풍의 차별화 전략은 ‘신뢰’에 가장 큰 초점을 두고 있다. 가족과도 같은 소중한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을 맡길 수 있을 만한 장례식장이 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하늘소풍의 장점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특히 투명한 절차 운영을 위해 장례의 전 과정은 보호자의 참관이 가능하도록 동선과 장례 의전을 마련했다. 더 나은 방법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한국반려동물장례연구소의 리뉴얼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부분을 개선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하늘소풍의 장례지도사는 반려 가족이 원하는 장례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보호자의 말을 경청하며 충분한 의사소통에서 이어지는 공감 장례를 지향하고 있다. 덕분인지 하늘소풍에 장례 절차를 위임하는 위탁 장례 서비스를 믿고 이용해 주시기도 한다.
Q. 희귀동물을 반려동물로 함께 하는 반려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장례식도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기존의 반려 동물과 차이점이 있는가.
A. 물론 가능하다. 모습과 크기는 달라도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사랑을 나눈 모든 존재의 장례식을 지원한다. 토끼, 고슴도치, 햄스터, 앵무새 등은 물론 뱀이나 도마뱀같은 파충류나 양서류 아이들까지 강아지나 고양이 아이들의 장례와 동일한 격식과 절차로 진행을 도와드리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화장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화장도 가능하다. 다만, 유골량이 극히 적은 소동물의 경우 유골 보석(메모리얼 스톤)의 제작은 어려울 수 있다.
Q. 허가 받지 않은 장례업체를 이용해 피해를 입는 반려인들도 많다. 동물장묘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어떤 점이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무허가 장례 업체를 통해 보호자가 입게 되는 피해 사례는 여럿 있다. 보호자의 사전 동의 없이 합동으로 여러 구의 사체를 화장한다거나, 그 과정에서 유골이 훼손되고 바뀌는 사례, 장례 비용을 과하게 청구하는 등의 경우가 그렇다.
허가받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사라지는 업체도 종종 있는데, 봉안당이나 수목장을 운영했다면 안치된 유골이 방치되며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허가받지 않은 업체의 이용은 피해 보상을 받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의 장례와 화장이 가능한 시설의 건립은 앞선 문항과 같이 큰 반대에 부딪힌다.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장례 문화를 지역사회 내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접근성을 낮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호자가 법에 의한 규제를 받아들이고 관리하는 정식 허가 업체를 이용하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Q. 하늘소풍을 이용한 고객들이 개선사항, 또는 좋았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첫 번째는 시설적인 측면의 만족이 있다. 하늘소풍 본관 건물은 총 3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장례 예식이 이루어지는 1층, 보호자 대기실이 마련된 2층, 봉안당이 있는 3층에 위치해 있다. 중앙에는 그 모든 층을 아우르는 탁 트인 넓은 공간이 있다.
‘기억하는 공간’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반려동물의 죽음을 맞닥뜨린 보호자에게 개방감을 주고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답답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해소하시기를 바라며 설계한 공간이다.
두 번째는 장례 의전에 대한 만족이다.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절차가 종료되고 귀가하기 전까지 담당 반려동물장례지도사의 안내가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하늘소풍의 지도사들은 반려동물을 ‘아이’라고 불러주며 살아 있는 존재를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러운 손길로 정성스레 장례를 치러 주고, 예와 격식을 차리는 것은 물론 보호자의 당연한 슬픔을 이해하려고 항상 애쓰고 있다. 진심은 전해지기 마련이니까.
Q. 반려동물 장례문화 확산 및 인식 개선을 위해 하늘소풍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A. 하늘소풍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반려동물 장례 경험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장례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여러 단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 여러 동물보호단체는 물론 고성군, 공군교육사령부, 경남 교총, 금속노조 경남 등과 반려동물 장례 문화 정착을 도모하는 협약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반려동물 장례를 장려하고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목표는 보호자의 장례 경험이 긍정적으로 남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단순히 접근성만 낮추고 무조건적으로 장례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보호자에게 필요한 절차라는 점을 하늘소풍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며 점차 부정적인 반응을 줄여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스럽게 경험을 공유하고 정보를 나누며 자발적, 능동적으로 장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나아가겠다.
Q. 동물장묘업에 대해 잘 모르거나 막연하게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동물장묘업의 정착에 있어 하나의 큰 벽은 ”동물한테 장례식까지 필요한가?“하는 보호자 주변의 시선일 것 같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저 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격식과 절차를 갖춘 하나의 예식이 낯설고 어색한 조합처럼 느껴지거나, 장례식을 진행하고자 하는 보호자가 유난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려한다]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이들은 보호자에게 단순한 동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고, 온기를 교환하고, 끊임없이 이름을 불러 주고 케어하며 반려인과 반려동물은 교감하는 관계이다. 가족이나 친구를 떠나보내며 깊은 슬픔을 느끼듯 반려동물 역시 그들과 다를 바가 없는 존재이다. 보호자들은 이별의 순간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을 분출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반려동물이 태어났을 때부터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 과제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며 충분히 슬퍼할 수 있고 예를 갖춘 장례식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해질 수 있기를, 지역 사회에 올바르고 건전한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