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내가 다른 것이 잘못인가요?
당신과 내가 다른 것이 잘못인가요?
  •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 승인 2023.11.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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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언제부턴가 우리의 일상에 ‘혐오’라는 단어가 매우 흔해졌다. 대부분의 부정적인 상황에 대하여 우리는 ‘혐오스럽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혐오(嫌惡)는 ‘싫어하고 미워함’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뜻풀이를 제공한다.

우리말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지만, 요즘 흔히 사용하는 ‘혐오’라는 단어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축약하고 더욱 강조해서 나타내는 말처럼 느껴진다.

‘혐오’라는 말로도 부족해 ‘극혐’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내 사용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는 부정적인 느낌이나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매우 많은가 보다.

얼마 전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무서운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직원의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를 들어 폭행 사건을 일으켜 그 직원과 상황을 말리려던 손님까지 다치게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폭행 자체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개인의 성별이나 겉모습이 폭행의 이유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마치 편 가르기를 하듯 남성과 여성이 나뉘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비속어들까지 사용해 가며 서로에 대한 혐오를 날카롭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혐오는 그 대상도, 잘잘못도 가리지 않는다. 한 번 시작되면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증식하며 위험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그렇게 수많은 비난과 분노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엄청난 오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만 남는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다름’을 ‘틀림’이라고 여기며 근거 없는 혐오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수많은 ‘혐오’를 느끼며 말하고 있을 우리 자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과 내가 다른 것이 잘못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