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형평문학상·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 발표
제10회 형평문학상·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 발표
형평문학상 진은영 시인·형평지역문학상 박구경 시인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3.10.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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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박구경 시인(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 진은영 시인(형평문학상 수상자).
사진 왼쪽부터 박구경 시인(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 진은영 시인(형평문학상 수상자).

제10회 형평문학상 및 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로 진은영 시인과 박구경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

진은영 시인은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로 형평문학상을, 박구경 시인은 시집 ‘진주형평운동’으로 형평지역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진주시와 형평문학선양사업회가 주최·주관하는 형평문학상은 우리나라 역사의 대표적인 인권운동인 진주형평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며 한국문학과 지역문학 발전에 기여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형평문학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 원, 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

올해 형평문학상 심사는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중앙대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이경수, 그리고 이영광 시인이 맡았다. 심사단은 진은영 시인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는 지난 10년간 시인이 한국 사회의 재난과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겪으며 온 마음을 다해 불렀던 애도의 노래이자 문학적 실천의 결실로, 시와 정치가 그 경계를 넘어 새롭게 관계 맺을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했다.

진은영 시인은 2000년‘문학과 사회’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산문집 ‘문학의 아토포스’,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등이 있다.

형평지역문학상을 수상한 박구경 시인의 시집 ‘진주형평운동’은 진주의 형평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실을 깊이 있게 통찰하며 삶을 직조하는 감각과 서정이 곡진(曲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이재훈 시인과 전형철 시인이 맡았다.

형평문학상 수상자인 진은영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형평 100주년의 해에 형평문학상을 받게 되어 두 배로 기쁘고 또 두 배로 어깨가 무겁다. ‘장자’에 나왔던 우화처럼 포정은 소의 타고난 결에 감응하면서 소의 단단한 뼈도 인대도 힘줄도 건드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를 해체한다. 언어에도 칼날과 같은 것이 있다면 포정의 칼날을 제 속에 품고 싶다. 그 언어를 통해 사물의 결을 제대로 읽고 고통의 폐부를 정확하게 시로 옮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형평지역문학상 수상자 박구경 시인은 보건소 진료소장으로 30여 년간 근무하며 지난 3월 시집 ‘진주형평운동’을 출판사에 넘겨 놓고 안타깝게 타계했다.

수상 소감은 박 시인의 장녀 김한아 씨가 대신했다. “어머니는 시인의 소명을 다하듯 진주에서 일어난 형평운동을 시로 옮겼고, 병원 침상 옆, 반복되던 항암치료 회복을 위해 딸네 집에 머물던 방에서 돋보기를 쓴 채 보태고, 빼고 하시며 다듬었던 글을 모아 시집으로 엮었다”며 “진주의 정신과 문학을 잇는 ‘진주형평운동’을 유고집으로 남기신 어머니에 그 동안 고생 많으셨다. 그곳에서 평안하시라고 인사드리며 작고한 어머니를 대신해 감사인사를 전한다”면서 수상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5시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100주년기념관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형평운동 100주년 100인 문집’ 출판기념회와 노래패 ‘맥박’의 축하공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