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형평’을 생각한다
다시 ‘형평’을 생각한다
  •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 승인 2023.08.3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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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형평운동이 100주년을 맞이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울처럼 공평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 인권의 실천을 외쳤던 형평운동은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효시로 잘 알려져 있다. 수많은 고비와 난관을 이겨낸 지난 100년의 노력이 무색하지 않게, 지금 우리는 꽤 평등해진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지난 7월, 한 젊은 교사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신의 일터인 학교에서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이다. 이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한 초등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후 수많은 교사가 분개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인이 된 서이초 교사와 자신의 차이는 단지 죽지 않은 것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아이들의 학업과 생활 지도 과정에서의 훈육을 아동학대로 몰아가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지적을 했다가 아이가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아동학대를 운운하는 바람에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분상해죄’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듣고도 믿을 수 없는 황당한 교권 침해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자 관계부처들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상처받은 교사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들으며, ‘형평’을 생각한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부모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귀한 존재이기에 ‘저울처럼 공평한’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다. 더 넓은 세상을 배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사람답게 사는 법’을 제대로 보여 주며 가르치고 있는지도 다시 돌아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