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와 반성문
챗 GPT와 반성문
  •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 승인 2023.06.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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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구성작가 박도영

“회사의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하여 회사와 동료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만약 당신이 기업의 책임자로서 이 같은 내용의 시말서를 받았다면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아,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하여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구나. 이번 한 번은 가벼운 주의로 넘어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이 유려한 반성문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작성한 것이다. 챗GPT에 “내가 어떠한 일로 회사에서 잘못을 저질렀으니, 이에 대한 반성문을 작성해 줘.”라고 입력하면 위와 같은 내용이 순식간에 완성되어 나오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퇴고 작업 정도는 해 준다면 더 정성을 기울여 진심으로 반성하며 쓴 듯한 느낌이 날 것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반성문까지 써 주는 시대이다. 공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대신 들어 주거나 위험한 현장 일을 대신하던 로봇은 이제 딥 러닝(deep learning) 기능으로 직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어 일의 효율을 높이고, 사람들은 과도한 편리함에 위협을 느끼며 ‘인간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절망하고 있다.

일은 물론 글까지 기계가 대신 써 주는 시대, 더 이상 사람의 역할이 없다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아무리 기계가 현재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하더라도 그 기술을 조종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기술을 만들고 조종하며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현재 교육의 목표이다.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해줄 수는 있어도, 사람에게는 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