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소힘겨루기경기장, “판문천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
진주소힘겨루기경기장, “판문천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
계류장 내 임시저류시설, 정화시설 설치 필요 주장
축분 전량 수거되지 않고 계류장 곳곳에 방치
인근 주민들 “남강까지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 질타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3.04.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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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천으로 유입되는 우수 박스(우수를 흘려 보내기 위해 만든 사각형 모향의 인공수로) 중간 샛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인공 배수로가 설치돼 있다.
판문천으로 유입되는 우수 박스(우수를 흘려 보내기 위해 만든 사각형 모향의 인공수로) 중간 샛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인공 배수로가 설치돼 있다.
진주 소 힘겨루기 경기장 내 계류장에서 발생되는 축분 잔류를 정화하지 않고 하수구로 그대로 흘러보내고 있는 구조다.
진주 소 힘겨루기 경기장 내 계류장에서 발생되는 축분 잔류를 정화하지 않고 하수구로 그대로 흘러보내고 있는 구조다.
경기가 끝난 5일 후, 계류장 인근 곳곳에는 축분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경기가 끝난 5일 후, 계류장 인근 곳곳에는 축분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서부 경남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는 진주시 판문동 소재 토요상설 진주 소 힘겨루기 경기장에 축분정화처리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소 계류장에서 나온 분뇨, 배뇨가 인근 판문천으로 그대로 유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주시 소 힘겨루기 경기장은 지난 2006년 판문오동길 100 일원 5만648㎡(1만5321평) 부지에 420평 규모의 경기장을 건립해 3000석의 관람석과 계류사 100곳, 376대의 주차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진주는 3~9월 매주 토요일에 경기를 개최하고 있으며, 진주 논개제를 비롯한 개천 예술제 행사 기간에는 힘 겨루기소 220~240여 두가 출전해 전국 최대 규모의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 진행 시 발생되는 소들의 축분은 소 주인들이 전량 수거해 거름 등으로 재사용된다.

하지만, 경기 후 축분 등이 전량 수거 되지 않고 경기장 인근에 방치되는 등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18일 진주 소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장에는 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거나 출전을 마친 소 30여 마리가 소가 계류장 곳곳에 묶여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소들 중에는 상대 뿔에 찔려 이마에 피를 흘리거나 살가죽이 찢겨 계류장에 끌려가면서도 분변을 종종 보기도 했다. 계류장 인근에는 축변들로 인해 자극적인 냄새가 진동했다.

경기를 마친 소들은 계류장 인근 수도시설에서 몸에 묻은 분변과 피자국 등을 씻긴 후 다시 계류장으로 이동했다. 계류장 뒤 설치된 배수로 곳곳에는 소 분변과 배뇨들이 그대로 씻겨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천 시 경기장을 재방문했다. 경기가 끝난 지 5일이 지났지만 계류장 인근 곳곳에는 축분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날 계류장 뒤 배수로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 보니, 판문천으로 유입되는 우수 박스(우수를 흘려 보내기 위해 만든 사각형 모향의 인공수로) 중간 샛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인공 배수로가 설치돼 있었다. 이는 진주 소 힘겨루기 경기장 내 계류장에서 발생되는 축분 잔류를 정화하지 않고 하수구로 그대로 흘러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기장 출구 인근에 설치된 계류장 5곳은 하수 시설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분변과 분뇨 등이 인근 도로와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구조다.

이와 반면, 지난 2007년 1월 준공한 7만9656㎡ 규모의 청도 소싸움 경기장은 계류장 내 설치된 관로를 오·폐수처리 시설을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진주소겨루기 경기장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주민 김 모(68, 판문동)씨는 “매주 토요일은 경기가 끝난 후 각자 소 배설물을 수거한다고는 하지만 전량 수거가 불가능해지면서 잔류 배설물은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판문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라며 “이곳에서 유입된 소 배설물이 인근 판문천은 물론 남강까지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라며 시 행정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주민 이 모(60·판문동)씨도 “경기장 건립 이후 판문천의 상류 지점은 물이 맑지만 이곳 하류 지역에는 녹조가 끼이고 물이 탁한 것이 육안으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진주시와 (사)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진주지회는 대회 시 발생되는 축분 등은 전량 수거하고 있어 하천으로 유입될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소 겨루기 경기 후 계류장에서 나오는 소 배설물 등은 거름 등으로의 사용을 위해 전량 수거 처리하고 있다”라며 “또 하수(오수) 등은 하수 차집관로를 통해 흘러나가도록 설치돼 있어 판문천으로 배설물이 방류되는 등의 상황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가축분뇨법 제3조에 따르면 시장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구역의 가축분뇨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