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출동팀 우석민 사장
교통사고 현장출동팀 우석민 사장
'24시간 잠들지 않는 출동 서비스'
24시간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직업
난폭운전 등 부정적 인식 안타까워
사고 발생시 현장 보존이 제일 중요
봉사활동·개인개부 활동 꾸준히 펼쳐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어 행복”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0.06.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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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민 사장
우석민 사장

우석민 사장은 365일, 24시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그의 직업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 신속히 도착해야 하는 현장출동서비스, 일명 ‘견인 차량 기사’다. 그는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심지어는 목욕탕에 갈 때도 핸드폰을 쥐고 있다.

일반 운전자에게 ‘견인 차량’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과속, 역주행, 신호위반, 난폭운전을 비롯해 사고 시 운전자를 동의를 받지 않고 차량을 강제로 견인하고 과도한 요금을 청구하는 등 부정적 인식이 만연하다. 하지만 우석민 사장의 생각과 행동은 다른 기사들과는 많이 달랐다.

그는 “사고 현장으로 갈 때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항상한다”며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5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교통사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고객들과 ‘신뢰’를 쌓아 온 석민씨는 고객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가 싹 사라진다고 했다.

우석민 사장은 “고객과 서로 웃으면서 전화를 끊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봉사활동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우석민 사장의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우석민 대표와의 일문일답.>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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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 소개를 해달라.

안녕하세요.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을 가진, ‘안되는 것 없는’ 우석민 사장이다.

Q.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를 대신해 사고 현장에 출동해 고객들을 도와 사고현장수습 및 사고현장조사를 하는 일을 맡고 있다.

Q. 이 일을 시작하게 한 계기는.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친척분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견인차를 타고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이쪽 업무로 넘어오게 됐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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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접촉사고 같은 가벼운 현장을 처리할 때도 있겠지만 사망사고에 이르는 참혹한 현장에도 출동한 적이 있을 텐데.

진주 도심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 대부분은 가벼운 접촉사고로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사망사고가 발생해서도 안 된다.

운전자가 크게 다친 정도의 큰 사고는 보통 소방서나 경찰서에서 현장을 도맡아 처리한다.

현장이 정리된 이후에 보험사에 연락이 되기 때문이다.

몇 번 끔찍한 사고를 처리한 적도 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고가 사고 현장출동 업무를 시작한 지 초장기 때였다. 아침 출근 시간 자전거로 등교하는 중학생과 차량이 충돌하는 사망사고였다. 현장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저 역시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가슴이 먹먹했다. 아직까지 사고 현장에 고인 피 웅덩이가 기억 속에 남에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손님이나 사고 현장은 없었는지.

이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게 된다. 욕을 하거나 멱살을 잡는 등 진상 고객도 있는 반면 예의가 바른 분들도 많다.

크고 작든 교통사고로 자신의 차량이 파손되면 속상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사람의 본심이 나오는 것 같다.

Q.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말 그대로 24시간 대기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가족끼리 여행을 한번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심지어 목욕탕에서 마음 편히 씻은 적도 없다. 화장실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에도, 핸드폰이 늘 24시간 항상 손에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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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시 유의(하지 말아야 할 행동)해야 할 점이 있다면.

블랙박스만 믿고 차를 빼시는 분들이 있는데 현장보존이 정말 중요하다.

안전에 유의해 상대차와 내 차가 한눈에 보이게, 차선도 보이게 멀리서, 다각도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어둬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바퀴의 방향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뀔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자료이므로 정확하게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이후 주변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게 차량을 빼면 된다.

절대 상대방 운전자와 감정 다툼을 할 필요도 없으며, 안전한 곳에서 보험사에 연락하고 출동직원을 기다리면 된다.

특히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사고 상황을 발견해 짧은 시간 안에 멈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사고 차량을 도로에 세워두는 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실제로 사고차량의 블랙박스나 CCTV 영상을 봤을 때 정말 아찔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장보존도 중요하나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고속도로에서는 현장보존이 불가능하니 즉시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며, 운행할 수 없으면 삼각대 등을 이용해 후행 차량에 사고 사실을 알린 뒤 몸을 피해야 한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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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로 위의 무법자’라고 불릴 만큼 견인차 난폭 주행에 대해 논란도 있다. 운전자로서 입장은.

난폭운전을 하는 견인기사가 꽤 있다. 그런데 이해는 한다. 1초라도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하는 견인기사에게 우선권이 있으니 그날 일을 공치지 않으려면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긴급출동 기사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일하지 말라고 한다. 항상 안전운전을 먼저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고가 발생하면 굉음을 울리며 현장으로 질주하는 견인차들이 종종 있다.

Q.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있는지, 또 어떠한 이미지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지.

진주시 차원에서 다양한 법질서를 확립하고 계도를 강화한다면 앞으로 더 나아질 것 같다.

특히 견인차들의 강제 견인과 부당 요금도 가장 큰 문제로 손꼽혔다.

그러나 최근 차량 견인 시 차량 소유자의 서면 동의를 의무화하고, 기존 구두 방식을 벗어나 견인 의사에 관한 명백한 입증 자료를 남기는 등 동의서에 운임 요금까지 기재하도록 해 요금 분쟁도 예방하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이 같은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다만 기존 견인차 운임 요금표를 현실화하고 요금에 관한 명확한 기준까지 마련돼 더는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사고 처리 시 2차 사고에 노출될 위험은 없는지.

사고 처리현장은 그야말로 생사를 오갈 만큼 정말 위험한 경우가 많다. 목숨을 내놓고 일해야 한다. 특히 고속도로 타이어 교체작업 시 주행도로에 대놓고 앉아 있으면 높은 화물차들은 그냥 지나간다. 사람을 보지 못한다.

만약 피한다고 해도 대형 트럭의 경우 빠른 속도로 인해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신속한 출동을 재촉하면서도 긴급출동 상황에서 안전을 담보할 구체적인 대응 설명서가 없어 늘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Q. 코로나19 영향은 없나.

아무래도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보험을 중도 해지하는 영세업자분들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많이 안타깝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Q.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저도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여러 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평거복지회관 등에도 개인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작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왔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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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생의 최종 목표는.

사고 현장출동 업무를 떠나 지금껏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살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제 인생의 꿈이자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