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의 부피 단위를 나타내는 밀리리터(㎖)를 무게로 변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눈치챈 주당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50㎖는 소주잔의 용량이다. 소주잔 한 잔을 가득 채워 봐야 50㎖, 작은 우유 한 팩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은 양이지만, 이 잔에 채워진 술의 무게는 그 어떤 것보다 무겁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소식을 자주 듣게 된다. 언론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유명인의 음주운전 사건도 문제지만, 주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었다는 사람들의 소식 역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들려오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음주운전을 한 이유는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집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기사 배치가 되지 않아서, 주차 금지 구역에 주차를 해 놓았다는 사실을 술을 마시는 도중 알게 되어서, 마신 술의 양이 음주 단속에 걸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서 등등. 가장 무서운 상황은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다(생각보다 이러한 경우로 음주운전에 여러 번 적발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도 음주운전을 정당화할 수 없다.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어떤 이유로도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손을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소주 한 잔의 무게. 그러나 그 가벼운 한 잔 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안전한 귀갓길이 담겨 있다. 누군가는 ‘한 잔쯤이야’라고 생각했던 무게가,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가족을, 재산을 잃을 수도 있게 만드는 무서운 흉기의 무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