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와룡지구 친수생태공원, 얌체 캠핑족 ‘골머리’
진주 와룡지구 친수생태공원, 얌체 캠핑족 ‘골머리’
경관 훼손,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민원 급증
알박기 텐트·캠핑카 무단 점령에도 단속 어려워
진주시, “금산 야영 행위 금지구역 지정 고시 검토”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05.2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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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금산 와룡지구 생태공원이 이른바 ‘텐트, 캠핑카 알박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진주 금산 와룡지구 생태공원이 이른바 ‘텐트, 캠핑카 알박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산 와룡지구에서 야영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요?”

지난 17일 오후 1시께 금산 와룡지구 친수생태공원 일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노지 캠핑을 하는 수십여 개에 달하는 텐트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기 위해 금산 친수생태공원을 찾은 진주 시민 박민섭(57)씨는 공원 내 곳곳에 자리잡은 텐트들을 보고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수억 원을 들여 조성한 친수생태공원이 캠핑장으로 변질됐다.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라고 했다.

와룡지구 친수 생태공간’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국가하천 종합정비 계획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총사업비 156억 원을 투입해 남강변에 조성한 공간이다.

하지만 이 곳 생태공원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부터인가 ‘진주 노지 캠핑 성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이른바 ‘텐트, 캠핑카 알박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금산 와룡지구’를 입력하면 ‘진주 금산 노지 캠핑장’, ‘진주 무료 차박지’ 등에 관련한 주요 인기 게시 글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한 게시 글에는 “무료 노지 캠핑지로 알려진 진주 와룡지구 생태공원으로 캠핑을 간다. 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곳(끄티공원)에는 ‘야영금지’라는 현수막이 없으니 야영이 가능하다. 저녁으로 고기도 구워먹었다”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생태공원을 둘러보았다. 공원 내 그늘, 공용 화장실 등이 가까운 소위 명당자리에는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나온 한 가족은 공원 내 사각 정자 한 가운데 텐트를 펼쳐 캠핑을 즐겼다. 정자 주위에는 음식물과 일회용 쓰레기가 뒤섞여 나뒹굴고 있었다. 일부 텐트에서는 화로에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도 보였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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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 주차장 역시 장기 주차된 캠핑카들로 사유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캠핑카 주변에 장기간 텐트까지 쳐놓는 얌체족도 생겨나고 있다.

이곳으로 운동을 자주 나온다는 금산 주민은 "평일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말에는 차박 및 캠핑 족들이 몰려들어 쓰레기 투기 문제 등이 심각하다. 쓰레기 불법 투기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면 오히려 적반하장 식으로 나와 시비가 붙기 일쑤”라며 "시가 수시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계도에 그쳐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산 주민 정다은(40)씨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곳인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텐트를 치고 있다”며 “당초 이곳에는 야영금지라는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있다.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강력하게 단속을 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금산 송백지구는 야영금지 구역으로 지정 고시되지 않아 장기 주차 캠핑카와 야영행위와 관련해 ‘안내 및 계도’에 국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으로 지자체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불법 캠핑'을 막을 수 없다면, CCTV 설치 등으로 캠핑족의 쓰레기 무단투기를 확인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식으로라도 강도 높은 단속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주시도 강도 높은 단속을 고심하고 있다. 무분별한 캠핑행위로 발생되는 민원을 최소화 하고 하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향후 금산 와룡지구 친수생태공원 일대 ‘야영 및 취사 금지 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진주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하천 내 야영행위, 불법주차(캠핑카) 등에 대해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무분별한 캠핑 족들의 하천 환경오염 방지와 주민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야영·취사 금지 구역으로 지정·고시를 할 계획"이라며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하천 환경 보존방안을 마련해 나겠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명품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