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에 제 기능 회복, 진양호공원 새 단장 ‘청신호’
55년 만에 제 기능 회복, 진양호공원 새 단장 ‘청신호’
진양호동물원 확대 이전 등 도심공원으로서 제 기능 회복 기대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02.29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양호동물원 전경. (사진제공=진주시청)
진양호동물원 전경. (사진제공=진주시청)

1970년 남강댐 조성과 함께 진양호 관광개발사업을 통해 유원지로서 각광받았던 관광지 진양호동물원. 1974년 일본 나가사키현 지사가 진주시에 공작 9마리를 기증해 공작들을 수용할 사육시설을 판문동에 설치한 것이 시작이었다. 1976년 진주경찰서의 고라니 4쌍 기증 등으로 사육 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1978년 11월에 진양호동물원이 설치됐다.

이후 여러 관공서에서 보유하고 있던 동물을 인수하거나 기증을 통해 전시동물을 확보한 후 1986년 1월 20일 진양호동물원이 정식 개원했다.

그러나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과 법 개정에 따라 상수원 보호구역 내 행위가 금지되면서 진양호동물원은 시설 노후와 부지 협소, 이용 불편 등에도 38년 동안 환경개선 없이 현상유지 차원에서 운영돼 왔다.

▲올 2월 보호구역 경계 정상화…환경개선 가능해져

상수원 보호구역이었던 진양호동물원에 비가 내리면 빗물은 어디로 흘러내릴까? 동물원에 내린 빗물은 판문천을 따라 진양호 방류구 아래 약 2km 하류 지점인 남강에서 합류한다. 상수원으로 직접 흘러들지 않는다.

‘상수원관리규칙’에 따르면 빗물, 오수나 폐수가 제방 등에 의해 상수원으로 직접 유입되지 아니하는 지역은 보호구역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진양호공원 중 동물원을 포함하는 0.206㎢ 구역은 55년 동안이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시설의 확충은 물론 숲 가꾸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진양호동물원의 동물 사육시설은 동물들이 지내기에 협소하고 부적합하다는 수많은 지적에도 사육환경을 개선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에 진주시는 지난해부터 관계기관과의 자문, 협의를 통해 올해 2월 진양호동물원을 포함해 진양호로 빗물이 집수되지 않는 구역을 대상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을 변경(해제)해 진양호 상수원보호구역 경계를 정상화했다.

드디어 진양호동물원을 비롯해 불합리하게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진양호공원 구역이 도심공원으로서 제 기능을 회복하는 전환기를 맞게 된 셈이다.

▲동물원 이전과 도심공원 기능 회복 기대

진주시는 진양호동물원과 관련, 최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동물법)과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에 따라 동물원 허가제 기준, 사육시설 설치기준에 부합한 시설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 위치 이전을 검토하게 됐다.

현재 진양호전망대와 가까운 공원 우측 정상부근 경사지에 있는 진양호동물원은 부지가 협소해 확장에는 한계가 있으며 동물복지 실현과 동물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서진주IC와 가까운 진양호 후문 상락원 일원 구릉지로 동물원을 확대 이전할 계획이라고 진주시는 밝혔다.

시는 진양호동물원 이전 검토를 위한 조사 완료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재정법에 따라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인 신규사업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전문기관으로부터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함에 따라 올해 1월 말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3월에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아사히야마동물원 교류로 미래지향적 동물원으로

진주시는 진양호동물원 이전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 이행뿐만 아니라 동물원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최근 진주시는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에 있는 아사히야마동물원과 교류의 물꼬를 텄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은 1967년 개원해 1994년 한시적으로 폐원하는 등 운영위기를 겪었으나 1997년 모든 동물이 각각 원래 가지고 있는 행동, 능력, 본능을 끌어내는 ‘행동전시’라는 콘셉트로 2007년 이후 연간 방문객 300만 명이 넘는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진주시는 폐업 위기 동물원을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성장시킨 노하우 전수와 운영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자문, 진양호동물원과 아사히야마동물원 간의 교류 협력을 위해 원장과 관계자들을 초청하고 원장 특강을 개최한 바 있다.

아사히야마동물원장과 관계자들은 진양호공원 일원과 동물원을 방문하고 동물원 사육사와 함께 동물사육 시설과 동물 상태 등을 둘러보고 진양호동물원 확대 이전 장소를 찾아 시설 배치와 설계 방향에 대해 자문했으며 미래지향적인 동물원 조성을 위한 운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시는 현재 진양호동물원과 아사히야마동물원의 상호교류 협력을 위한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물원 자리는 숲속 테마공간으로 조성

진양호동물원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 동물원 부지는 캐릭터 등의 스토리를 활용한 친환경적 정원이 있는 숲속 테마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어서 도심 속 공원의 재탄생을 기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