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안녕’ 하길 바라며
진정 ‘안녕’ 하길 바라며
  •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 승인 2022.12.28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평소보다 더 많은 인사를 나누어야 할 때다. 평소 자주 연락하지 않던 이들과도 당연한 듯이 연말연시 인사를 나눈다. 지난 1년은 무탈하게 잘 보냈는지를 묻고, 앞으로 다가올 1년은 지나온 날들보다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는 덕담을 덧붙인다. 그야말로 서로의

‘안녕(安寧)’을 바라는 연말연시다.

안녕(安寧)이라는 단어를 되새겨본다. 편안할 안(安)에 편안할 녕(寧), 편안함을 두 번이나 넣었으니 편안하고 또 편안하라는 말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만나고 헤어질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을 청하기 전에도 우리는 서로 ‘안녕’이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가끔, “안녕하세요?”라고 물으면 “아뇨, 안녕하지 못해요.”라는 답이 돌아올 때가 있다. 농담처럼 건네는 말속에서 단단하고 날카로운 뼛조각이 느껴진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하게 된다. ‘그토록 자주 서로의 편안함을 바라는 우리는 정말 편안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라고 말이다.

우린 늘 매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지난 한 해가 정말 안녕했는지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 해의 사건‧사고들, 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악몽 같은 과거를 끄집어내어 줄줄이 나열하며 새해에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굳게 다짐한다. 그렇게 똑같은 연말은 반복된다. 사람은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 해도, 마치 눈뜨면 똑같은 오늘이 반복되는 악몽처럼 똑같은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2022년에도 차마 다시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될 아픈 일들이 일어났고, 그나마도 잘 마무리된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많은 이들에게 상처가 되고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틀에 박힌 인사조차 건네기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한 걸음 더 나아질 2023년을 기대하며, 다시 희망을 생각한다. 새해에는 모두에게 진정 ‘안녕(安寧)’이라는 인사가 일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