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스마트버스정류장 구축 6개월 만에 물이 뚝뚝?
진주시 스마트버스정류장 구축 6개월 만에 물이 뚝뚝?
천정 냉난방 시스템 결로 현상 발생…외·내부 온도차 원인
외부공기 차단하는 시스템, 유리보호막 미부착 등 부실시공 지적
시 관계자 “근본적인 해결책 쉽지 않지만, 개선책 고민 중”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2.07.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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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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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가 지난 1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버스정류장을 구축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속출하고 있어 ‘스마트도시’를 볼모로 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코로나 시대 대시민 치유 프로젝트'에 선정돼 국비 및 도비 24억 원과 시비 13억 원 등 총 37억 원을 들여 스마트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스마트 폴, 자율항행 드론 등 3가지 첨단 스마트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정류장은 진주 도심지역 15곳으로, 총사업비 15억 원이 투입됐다. 정류장 한 곳당 1억 원이 쓰인 셈이다.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버스이용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휴식처로, 안전 쉼터의 역할을 위해 설계됐다. 실내 공기청정기와 냉난방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제작됐으며, 버스 도착 상황을 버스 도착 안내기와 외부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또 시민 편의를 위해 무료 와이파이, 휴대폰 충전기, 정보제공 디스플레이와 위급 시 이용 가능한 심장제세동기와 안심벨을 갖추고 있다.

특히 스마트버스정류장은 시민들의 삶이 편리와 교통약자의 편의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버스정류장을 운영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불편, 불만의 목소리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더위와 한파에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스마트버스정류장은 외부공기를 차단하는 시스템(에어커튼)이 없어 천정 곳곳에 설치된 냉난방 시스템에서 결로현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직사광선으로 인해 승강장 내부에 햇빛이 차단되지 않는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과 대안동 우리은행 앞 등에 설치된 스마트버스정류장 등을 살펴본 결과,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바닥에 물이 고일 정도였다.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더욱이 승강장 내 결로로 인한 물 떨어짐으로 승객들은 더운 날씨에도 승강장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진주시청 앞 스마트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이 모씨는 “천정을 보니 냉방시설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결로는 곰팡이를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방치만 해놓고 있는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승강장 내부 결로현상으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어 "결로현상으로 내부 천정에 맺힌 물방울이 내부 의자에 설치된 핸드폰 유무선 충선기에 떨어 질 시 합선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도 우려된다"며 "시민들의 안전쉼터의 역할을 해야 할 버스승강장이 안전불감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동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 박모 씨도 “승강장 내부 바닥과 의자 곳곳에 물이 떨어져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스마트버스정류장에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더 고심해서 개발하고,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며 지적했다.

대안동 하나은행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대안동 하나은행 앞 스마트버스정류장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19년 10월 진주혁신도시 내 버스정류장 환경 개선을 위해 설치한 ‘스마트클린 버스정류장’의 경우 출입구에 에어커튼으로 외부공기를 차단해 대기온도가 이슬점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다기능 스마트공기조화 시스템이 작동해 냉‧난방, 미세먼지·해충 유입차단, 공기순환·청정 기능을 제공하는 등 시민 편의를 배려한 것과 대조적이다.

LH가 설치한 ‘스마트클린 버스정류장’은 LH 1단지, 남동발전(시외버스정류장 겸용), LH 4단지, LH, 중흥 6단지, 대방 7단지 등 진주혁신도시 내 총 6개소에 설치돼 있다.

이에 진주시는 결로 문제는 환경적인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면서도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냉방 시설이 설치된 버스정류장 내부 천정에 결로(대기온도가 이슬점 이하로 떨어져 공기에 있던 수분이 물체표면에서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가 생긴 것”이라며 “당초 직사광선이 차단되는 유리보호막을 붙였지만 인근 상가들로부터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으로 제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외,내부 온도차이를 줄일 수 있는 유지보수를 강화하기 위해 블라인드 설치와 바닥외장재, 에어커튼 설치 등 여러가지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