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토 진주점 김창영(31)대표
살로토 진주점 김창영(31)대표
당신의 꿈을 지원합니다-청년 장사꾼 인터뷰 3.
  • 허진화 기자
  • 승인 2017.11.10 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체의 약점, 최대한 강점으로 부각시키자!”

직장생활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의복인 정장. 이러한 정장이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필하는 트렌디한 감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맞춤 정장으로 변화돼 사람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체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세상에 단 한 벌 밖에 없는 나만의 정장을 만들어 주는 매장, 일명 테일러 숍(맞춤정장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살로토’ 진주점, 김 창영(31) 대표를 만났다. 그는 사람들이 값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맞춤 정장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만이 가진 신념으로 이 업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대중적인 가격과 편리한 접근성을 가진 수제 맞춤 정장을 진주에서도 전파하고자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이라며 “슈트의 깃, 허리, 바지의 라인, 소매의 버튼 등 각 요소마다 고객이 입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옷다운 옷’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세련된 디자인과 클래식한 수트는 물론 고객의 취향에 맞는 트렌디 한 스타일을 만드는 곳, 김창영 대표의 테일러 숍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1. 맞춤정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제게 맞는 옷을 찾기란 힘들었어요. 솔직히 보통 사람들보단 제 키가 많이 크거든요(190cm). 예를 들면 바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를 하고 싶어도 저에게 기장이 짧아서 구매를 못한 적이 많았어요. 기성복을 구매하는 것이 사실 대중적이고 편하기는 했지만 나에게 꼭 맞는 옷은 아니거든요. 여성분들도 그러시겠지만 특히 남성분들에게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었어요. 그래서 저처럼 기성복을 사 입고 싶어도 못사는 분들을 위해 나만을 위한 맞춤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2. 테일러 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학업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저는 저에게 더 맞는 길을 가고자 20살, 성인이 되자마자 현금 100만원만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었죠. 큰 키를 강점으로 내세워 모델에이전시에 들어갔어요. 패션쇼에 입고 설 정장을 구하려 했었는데 그 때 맞춤복 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했던 것 같아요. 학생 때의 전공에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테일러 공부는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그때의 그 선택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탁월했던 것 같아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일은 찾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지치지 않고 계속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거든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가 디자인 한 옷을 입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여전히 행복해요. 그렇게 저의 20대 청춘은 테일러 디자인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3. 이 직업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땠는지?
 
“맞춤정장? 기성복이 얼마나 잘나오는데 누가 비싼 돈 주고 귀찮게 맞춰 입니?” 첫 반응은 이랬어요. 
그리고 제가 처음 진주에서 맞춤정장 숍을 운영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에게 약간은 생소한 옷이었고 대중화 되어 있지 않았었거든요. 
돌이켜보면 사실 힘들었던 부분들도 많았어요. 그렇지만 “청춘이아라면 직진” 아니겠어요? 옆도 돌아보고 위도 봐야 하지만 저는 제 생각대로 무조건 직진만 했어요. 제대로 된 테일러가 되기 위해 다시 서울로 가서 공부하며 실력을 키우려 노력했었어요, 
그 때는 고민도 걱정도 많은 20대였고 사실 두려움도 있었지만 매일 머릿속에 훗날의 제 모습을 그리면서 두려움을 떨치려고 노력했어요.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감사하게도 제 삶의 멘토이신 부모님께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고 저를 항상 믿고 응원해주셨어요. 
그러다보니 또 주변의 지인들도 “그래, 너답다. 멋지다!” 라는 말을 해주며 저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누구나 각자의 길과 삶의 방식이 다르지만 ‘꿈’ 이라는 공통분모는 같기에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제 꿈을 위해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4. 원래 꿈이 무엇인가
 
런웨이에 서는 모델이 꿈이었어요. 모델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서울에 가서 모델 에이전시도 들어갔지만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저의 미래가 불안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능 있는 친구들도 정말로 많았고요.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테일러의 세계가 제 꿈을 바꿔놓았어요. 어떤 남자든 잘 지어진 양복 한 벌이면 멋쟁이로 변신 시켜버리거든요. 
정말 매력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아름답고 멋지게 변화시켜주는 일이라고 믿으니까요.  
 
5. 관련 업종의 멘토는 누구인지, 그 이유는?
 
이 업계에 종사하시거나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시모네리기가 제 멘토에요. 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패션 센스를 선보이고 이태리 꽃 중년의 대명사로 젊은 청년들에게도 굉장히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에요. 시모네리기는 이탈리안 수트의 대표적인 핏을 보여주죠. 사실 그의 비율은 우리가 아는 팔등신의 모델처럼 좋진 않아요. 
하지만 그는 창조적인 옷 입는 법으로 본인 신체의 컴플렉스는 보완하고 강점은 최대한 살리기 때문에 우리가 볼 때 멋짐이 폭발하는거죠. 
밑위가 긴바지를 입어 다리가 길어 보이게 입고, 자칫 짧아 보일 수 있는 상체는 머플러와 서스팬더 같은 악세사리로 포인트를 주어 보완하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를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과 코디법을 안다면 우리도 충분히 ‘옷 잘입는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그게 제 일이기도 하고요. 
 
6. 그동안 제작한 맞춤정장의 수는
 
음, 난감한 질문이네요. 그동안 지어왔던 맞춤정장의 수라...저도 궁금해지네요. 
22살에 군대를 전역하고 거의 곧바로 테일러 숍에서 일을 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연예인, 맞춤정장을 낯설게만 여기는 여성분들, 그리고 시골 할아버지들의 연미복까지 너무 광범위 한데요? 한 벌 한 벌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지만 약 3천 여벌 이상은 되지 않나 싶어요. 아직 제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요. 
 

7. 경영철학이나 마음가짐은
 
“신체의 약점, 최대한 강점으로 부각시키자!” 테일러 디자인을 하면 손님의 체형을 아주 세밀히 관찰하게 되죠. 왜냐하면 이 사람에게 꼭 맞는 옷을 만들어 드리고 싶거든요. 사람이란 신기한 것 같아요.  
어느 누구하나 같은 사람이 없거든요. 배가 나온 사람도 있고, 상체가 고민이신 분, 하체가 고민이신 분, 운동을 많이 해체격이 큰 손님들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그래서 일이 지루하지도 않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다 똑같은 옷 같지만 사실 저는 세상에 단 한 벌인 옷들을 매일 만들거든요. 그리고 그 분들의 체형에 맞춘 가장 멋진 핏을 선사하고자 해요. 
앞으로도 더 많이 노력해야죠. 아직 전국에서는 아니더라도 경남에서 만큼은 최고의 수트를 짓고 싶어요. 
 
8. 올해 트렌드를 예상해 본다면?
 
영화 ‘킹스맨’ 상영 이후로 테일러 숍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특히 남성분들은 ‘킹스맨’의 주연배우인 콜린퍼스의 멋진 모습에 반해 더블 수트를 많이 찾으시죠. 
원래 더블 수트는 영국 해군 유니폼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사고위험이 많은 선상에서 더블 단추로 신체를 보호하고 체온을 보존하는 효과를 보기위해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기능성도 물론 패션용으로도 훌륭한 수트가 되었어요.  
그래서 제 예상에는 꾸준히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더블 수트의 인기가 17년 f/w 시즌에도 계속 유지될 것 같아요. 
패션 피플이 되고 싶은 분들, 트렌디한 감성을 찾는 분들에게 더블 수트니 더블코트 추천드리고 있어요.
 
9.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이 있다면
 
“tailor who lives and breathes a customer's love”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 숨쉬는 테일러 숍이 되길 바라요. 
현재 저희 테일러 숍 [살로토 진주점]은 맞춤을 제작하신 분들 중 촬영에 응해주시는 분들에 한해서 맞춤 수트를 입으신 사진을 찍어드리고 있어요. 자신에게 딱 맞는 수트를 입고 촬영을 시작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처음엔 어색해 하시지만 셔터 음이 계속 들릴수록 마법처럼 고객님들의 표정에서 점점 모델 포스가 나오더라고요. 나만의 옷만 입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추억도 만들어 드리고 싶은 제 작은 소망이에요. 이렇게 고객과 수트 만으로 재미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는데 조금 더 힘쓰려고 해요.
요즘에는 맞춤정장과 가격 등이 많이 보편화, 대중화 되고 있는 추세라 부담스럽지 않아 하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사실 알고 보면 원단에서 핏, 가격 모든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정말 넓기도 하고 입어보시면 다들 만족해 하셔서 저도 기뻐요. 
예복 뿐 아니라 오피스룩, 데일리룩으로도 인기가 높아지는게 실감이 나요. 
 
10. 내 인생의 최종적 목표는
 
지난달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했어요. 아직 한창 신혼을 즐기고 있지만 곧 생기게 될 우리의 2세에게 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요. 
그것 또한 인생의 큰 목표, 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아빠 멋지지?” 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어요. 
사랑하는 부모님이 제 삶의 멘토가 되어 주셨듯 저 또한 사랑하는 나의 아이의 멋진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 내 인생의 최종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