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지역 대학교 총장 업무추진비 투명성 ‘논란’
진주지역 대학교 총장 업무추진비 투명성 ‘논란’
사립대학 행정관리 ‘불투명’ 정보공개 인식 부족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7.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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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상당수 대학교 총장들의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이 부실해 행정운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을 포함한 모든 대학은 정보공개청구 관련 사항과 절차를 숙지해 홈페이지에 명시함으로써 대학 행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기획재정부 예산 집행 지침에 따라 '공무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인 업무추진비 사용 시 집행목적·일시·장소·대상 등 증빙서류를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진주지역 대학교 총장들의 업무추진비를 살펴보면 각 학교마다 공개형식이 다른 것은 물론 주먹구구식의 일부 불투명한 정보공개로 인해 대학 간의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한 상태다. 실제로 진주시 소재 국·사립대학교 6곳(경상대, 경남과기대, 보건대, 국제대, 연암공대, 진주교대)의 홈페이지에 공표된 ‘2019년도 상반기(1월~6월) 총장 업무추진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모두 공개항목이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 사립대 총장 업무추진비는 눈 먼돈?

업무추진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6곳 대학 모두 총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뿐 만 아니라 사용 후 관리 문제도 심각했다.

경상대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꾸준히 총장 업무추진비를 지출 항목에 대한 정보(사용일자, 사용내역, 금액, 사용처, 집행방법)를 공개했지만 사용 규모의 적절성(인원,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남과기대 역시 지난 2017년 3월부터 지출 항목에 대해 공개하고 있지만 유형별로 통합된 금액만 공개하고 있어 확인이 쉽지 않다.

진주교대도 지난해 4월부터 항목(일자, 내역, 금액)만을 표시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반면, 진주지역의 사립대 총장들의 업무추진비는 관리가 너무 허술했다. 진주보건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는 올해 6월 지출 항목 건수 총 3건이 전부였다. 항목은 업무추진비 사용 관련 정보(일자, 내역, 금액, 장소, 참석인원, 집행방법) 6가지를 공개했다.

연암공대는 지난 6월 지출된 항목 4건에 대한 정보(날짜, 내역, 금액, 집행방법)만이 공개된 상태로 6월 이전의 자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국국제대 역시 지난해 4월과 5월 두 달 동안 사용된 업무추진비 총 금액에 대한 지출 정보(날짜, 장소)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만 공개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경남과기대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매월 총장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작성, 교육부로부터 인증을 받아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대학교마다 공개항목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업무추진비 공개방식에 대해 지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학생회장 A씨는 ”시간 인원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라며 ”진주지역 대학들이 분명한 정보공개의 의무가 있음에도 그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 정보공개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했다.

<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현황>

- 70-80%가 간담회 등을 빙자한 식비?

국립경상대 홈페이지 청렴센터 공개자료방에 공개된 총장 업무추진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해 총 1,536만 원으로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총 82건에 걸쳐 1,7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지출됐다. 지출 내역에는 상당수가 ‘간담회’로 1년 간 먹고 마시는 데만 총 75건으로 1,300만 원이 넘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는 경조사비, 경비지원, 물품 구입 등이다.

경남과기대 총장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2,100여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이 가운데 대외, 유관기관 업무협의 및 간담회를 목적으로 74건에 걸쳐 1,370만 원을 사용했으며, 회의 행사 등으로 730여 만원을 지출한 것을 확인했다.

진주교대 총장 업무추진비의 경우 업무협의 경비 19건으로 총 232만 원을 사용, 그 외 간담회, 회의 등 3건으로 34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립대는 공개된 자료 불투명해 확인이 어려웠다.

이처럼 국립대 총장들의 업무추진비는 간담회, 기관장 모임이란 명목으로 간략하게 장소, 일자, 금액 등의 지출 내역만 있을 뿐 참석인원, 사용시간 등 정확한 항목은 전혀 공개되고 있어 형식적인 내용 등으로 업무추진비를 청렴하게 사용치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용 목적과 맞지 않는 지출도 확인됐다. 경상대의 경우 ‘회의용 물품 구입 등 운영경비’ 명목하에 모 커피전문점 등에서 47만 원을 사용하는 등 '원활한 직무수행'을 목적으로 업무의 성격에 맞게 사용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 역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상대 사무국 총무과 관계자는 “현재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학교 행정의 투명성 및 책임성을 위한 목적으로 공개를 하고 있다”며 “특히 국립대는 공공기관으로 업무추진비 사용 기준에 미흡한 부분이 있을 시 편의성 확보 및 공개의 목적성에 맞게 보안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상대는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듯이 과다한 업무추진비 사용 외에 부분공개 등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아 불투명한 정보공개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같은 총장 업무추진비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항목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을 세운다거나, 정해진 한도의 금액 내 지출을 허용해야 하는 명확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 강 모(51. 신안동)씨는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를 공표하는 취지가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인 만큼 집행목적과 일시, 장소, 집행대상 등은 반드시 공개해야 할 정보”라며 “업무 실적만 과장 홍보할 것이 아니라 업무추진비 또한 정확하게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은 교육부가 국립대학을 감사할 때 중요하게 들여다보는 항목“이라며 ”국립대 총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감사에서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사안에 따라 사용금액을 회수, 경고 등 신분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