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기대, ‘억’ 소리 스마트 농사꾼 양성 나선다
경남과기대, ‘억’ 소리 스마트 농사꾼 양성 나선다
농업생명분야에 ICT 융합…지역 농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 양성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4.30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남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경남과학기술대는 경남 진주에 있는 입학정원 1200명 규모의 4년제 국립대다. 1910년 고종 황제의 칙령으로 만들어진 민족대학이다. 그 당시 진주에는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현 경남과기대인 진주공립농업학교를 만들었다. 서울에는 중공업 장려를 위해 현 서울과기대인 공립어의동실업보습학교를 만들었다. 두 대학의 개교기념일 차이는 보름에 불과하다. 그만큼 불이 꺼져가는 대한제국의 새로운 희망을 품고 태동한 대학이 바로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이다. 하지만 최근 경남과기대도 여러 대학과 같이 학령인구 급감과 수도권 집중,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김남경 총장은 새로운 특성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많은 지역이 소멸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경남과기대의 생존전략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대학과 지역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남과기대 특성화 전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서부 경남의 국립대인 경남과기대에 주어진 사회적 책무와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다운 대학으로 발전해 지역 발전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이라 자부한다. 신입생 중 경남 학생 비중이 71.9%나 된다. 구체적으로 농업이 중심이 된 서부 경남의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실현하려면 지역사회 및 산업과 연계된 특성화된 대학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래서 국립대에 주어진 대학의 공공성 강화와 대학의 자율성 확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본보기가 돼야 한다. 대학의 비전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혁신 선도대학’으로 설정하고 실사구시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융복합능력을 갖춘 창의·공감형 미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 대학은 최근 5개 단과대학을 3개 단과대학으로 줄여 △농업생명 △바이오 융합 기술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발전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2021년에 신설 예정인 ‘스마트생명기술융합’ 단과대에 우리 대학의 비전이 있다. ‘스마트생명기술융합’ 단과대는 경남과기대의 바탕인 농업생명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술 분야와 6차 산업과 연계된 분야를 융·복합한 것이다. 이 단과대는 ‘300-30-3’을 표방한다. 300명의 학생을 30명의 특성화 전담 교수가 교육해 대학혁신지원사업 3년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생명기술융합대학에는 무전공 입학, 자율전공 선택 학생, 편제 완성년도(4년) 1200명이 된다. 대학 본부는 전체 입학생을 기숙형 대학에 수용하기 위해 연차별로 추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신입생 학생생활관 입실률 70.2%, 2020년 80%, 2021년 100% 달성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경남과기대만의 인재를 길러내는 방법은?

“무전공 입학, 자율정원, 기숙형 대학(RC) 운영체계에 더해 맞춤형 교육과정보다 향상된 창의설계융합과정(Inno-CoSEG) 프로그램으로 가르치면 현장에서 즉시 활동할 수 있는 학생들을 길러낼 수 있다. 경남과기대의 등록금은 국내 대학 중 가장 저렴하다. 연간 344만 원 정도다. 특성화 단과대가 교수 1인당 학생 수 10명이 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하는 대학이 될 것이다. 혁신교육과 과감한 재정 투자를 하면 국립대 평균 등록금 환원율 310%를 500% 이상으로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사진제공=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사진제공=경남과학기술대학교

- 무전공 입학, 자율정원, RC가 융합된 ‘스마트생명기술융합’ 대학 체계는 실현 가능성이 있나?

“무전공 입학과 RC는 국내 여러 대학에서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율정원제는 파격이고 이것을 합해 시행하는 것도 처음이다. 융합 학부라 할지라도 전공을 정할 때는 정원 제한이 있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해 정원 제한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무전공 입학생들은 1년 동안 진로 상담이나 소양 교육, 기초학습, 전공탐색 등을 통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기에 전공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특성화 단과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 입사해 ‘교양, 교과, 비교과’ 융합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현재 비교과 영역은 창의, 융·복합 영역, 봉사 인성 및 글로벌 영역에서 총 80여 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 신설 단과대에서 채택할 무전공 입학, 자율 정원제도 독특하다. 왜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것인가?

“우리 사회는 수능 서열화 속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 게 현실이다. 입시 위주로 공부한 학생들이 흥미, 적성, 진로, 직업에 대한 뚜렷한 개념 없이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업에 흥미를 잃거나, 중도에 탈락하거나, 졸업 후에 적성에 맞지 않는 분야의 직업을 갖고 쉽게 이직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전공 입학을 통해, 대학 1학년 동안은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 진로상담 과정, 소양 교육, 기초학습, 전공탐색 교과 등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2학년 진급 시에 전공을 선택하게 할 계획이다. 학과별 정원, 자율적으로 조정하여, 최대한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학업을 온전히 이수하게 하겠다. 자율 정원이란 학생이 원하는 전공의 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기 적성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되고,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 특성화 단과대학을 통해 대학 혁신을 꾀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 전략이 대학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지역 국립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맞는 특화된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농업생명·바이오 분야, 융합기술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5개 단과대학을 3개 단과대학과 1개의 특성화 대학으로 개편했다. 지난 3년 동안 198명의 입학정원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지난해 실시된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백서를 발행해 ‘대학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학내 구성원들이 공유했다. 교육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제도, 조직, 시스템 혁신도 이끌어내고 있다. ‘스마트생명기술융합’ 대학 설립도 여기서 나왔다. 총장을 포함한 전 교직원이 2020년까지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 취득에 나선 것도 학생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 끝으로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대학의 교육이념은 ‘실사구시’이다. 현장형 인재, 미래산업 수요에 필수적인 융복합능력을 갖춘 창의·공감형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가슴이 따뜻하고 성실하며 누구보다도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전 교직원은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업 하면 경남과기대가 떠오를 수 있도록 특성화를 이뤄내 지역 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게 목표다. 또한, 이 시대의 대부분 학생들이 한 방향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방향에 눈을 뜰 수 있는 인재. 지역사회와 산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길러서 여러분 곁에 늘 경남과기대가 함께하고 성장하는 대학을 만들겠다. 그래서 농업 기반의 우리 지역에 5년 후에 연 소득 1억 이상의 스마트 농사꾼 100명 양성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