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형제국밥 김재성(36) 대표
사천형제국밥 김재성(36) 대표
“겉은 우아하지 않지만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진 것이 매력입니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3.28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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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장사꾼-20> 당신의 꿈을 지원합니다

김재성 사장
김재성 사장

하루에도 수십 곳의 가게가 문을 닫고 불황 여파로 인해 도심 내 거리 곳곳마다 빈 점포는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불황 여파에도 남다른 비법으로 오로지 '백년 가게'의 꿈을 키워나가는 우직한 청년이 있다. 올해로 요식업 경력 15년 차인 김재성(36) 대표는 사천(본점)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2년 간 근무한 기계직을 과감히 청산하고 ‘국밥 외길 인생’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새벽 5시부터 홀로 육수와 순대 만들기를 시작으로 장사준비를 시작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순대 안에 들어가는 14여 가지의 천연 재료 손질부터 속 채우기 등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새벽 5시 재료준비부터 음식완성까지 오전 11시가 돼야 이 집의 첫 손님을 받게 된다. 이러한 김 대표의 정직함과 손맛 덕분에 사천형제 돼지국밥은 이미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정직성을 바탕으로 직접 만든 한 그릇의 돼지국밥이라도 손님들이 먹고 행복해 했으면 한다“며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음식점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경험과 어려움이 바탕이 되었기에 열심히 하면 꿈도 곧 이뤄질 것이라 믿고 있다“며 전했다. 그는 오늘도 국밥 한 그릇에 온 정성을 담아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김 대표 돼지국밥은 그간 그가 걸어온 외길인생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 우아해 보이진 않지만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진 맛이다. <편집자 주>

다음은 김재성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간단히 본인 소개를 하자면

1983년생으로 사천군 곤양면에서 출생했습니다. 지금과는 정반대로 대학 때 컴퓨터공학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후에는 마산의 한 백화점에 취직해 기계실에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이후 직장을 다닌 지 2년째인 저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게 돼 가감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직까지 15년째 국밥 외길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

Q. 왜 요식업을 선택했는지

- 요식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정말 믿고 따르던 형님이 고향인 사천으로 내려와 동업을 하자고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물론 고민조차 하지 않았죠. 정말 단순하지만 국밥을 시작하게 된 시발점입니다. 그래서 상호명도 ‘형제국밥’입니다.

Q.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있는지

- 아닙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국밥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말 제 입맛에도 맛이 없는 국밥이었습니다. 참담했습니다. 드시고 가는 손님마다 고기가 질기다, 육수가 연하다, 순대가 퍽퍽하다, 김치가 맛없다, 등 쓴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하루 매출이 1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정말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선 하나씩 개선점을 찾아 육수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스개발부터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손님들도 노력을 알아주시는 듯 두 번 세 번 찾아 주셨습니다. 지금은 초심을 잊지 않고 정성으로 음식을 하다 보니 하루하루 성장해 먹고 살고 있습니다.

Q. 그동안 메뉴개발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 이렇게 되기까지 저희 어머니와 형님과 제 아내의 노력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요.

지금의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매일 바쁜 남편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와 물신 양면으로 믿고 도와주시는 저희 어머니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문득 지나온 날들을 떠올리면 못난 아들을 위해 그 모진 고생과 전 재산을 저에게 투자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심장이 멍해지고 눈물부터 나옵니다.

동업자인 형님께서는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국밥집 정보를 알아내어 저를 데리고 가서 맛을 보여주기도 하고 포장부터 우리 국밥이랑 무슨 차이가 있지? 등 무수히 많은 생각할 연구 거리를 만들어 줬습니다. 이렇게 저희 형제는 국밥을 먹으면서 몇 달간 같이 연구했습니다.

순대 맛집들의 이리저리 다니면서 같이 분해해 물에 헹궈 핀셋으로 내용물 하나~하나 분류해 퍼센트 %로 구분하고 연구한 결과 전국 순대들의 장점만 모아서 지금의 형제 순대를 만들게 됐습니다. 분점이 없을 때는 새벽 4시에 가게에 나가서 순대를 만들었습니다.

3년 전부터 분점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지금까지 본점 포함 7개의 분점이 생겼습니다. 분점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물량 조절을 위해 창녕의 순대 공장에 저희만의 독보적인 순대 기술을 전수해 지금은 제 이름 석자가 새겨진 순대가 자동화로 대량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Q. 차별화 된 운영 전략이 무엇인지

-정직한 마음으로 바르게 사람을 대할 뿐 별다른 전략은 없습니다. 모두 다 그저 고마울 뿐이지요. 본점에 오시는 손님들 중 대부분은 사장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직원이 사장인 줄 아는 손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만큼 직원들이 모두 주인 정신이 투철하다는 이야기지요. 대표가 직원을 정직하고 진실성 있게 대하면 직원 역시 손님을 바르게 대하게 됩니다.

또 직원이 잘못 했을 때 용서하기를 나를 용서하듯이 하는 것입니다. ‘내 얼굴에 침뱉는 격’이란 말이 있듯이 직원의 실수는 분명 제 탓도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영업장에 일하는 직원이라 생각하지 말고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직원들도 주인 정신이 생겨서 가게에는 웃음꽃이 피고 손님들에게 더욱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에 손님 역시 정감을 느끼게 되고 저희 가게를 또 방문해 주십니다.

Q. 재료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 음식 맛도 중요하겠지만 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식재료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처음에는 식재료를 미리 많이 구입해 버리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살이 뜯겨나가듯 마음이 쓰렸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쓰라린 경험을 겪고 난 뒤 저만의 노하우가 생겨서 지금은 재료관리는 따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료가 상할 시간도 없이 그날 바로 소진될 수 있도록 하루 정량치 만큼만 재료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추천 메뉴가 있다면

- 주메뉴는 다른 국밥집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섞어국밥, 돼지국밥, 순대전골인데 저희 업장만의 특별한 메뉴가 있다면 얼큰이 국밥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얼큰이 국밥이라는 메뉴가 어디에도 없을 당시 "왜 양념소스를 국밥에 타서 먹지? 처음부터 넣어서 끓이면 되지!!" 라는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습니다.

좀 매운맛이 특징인데 매니아 층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얼큰이를 먹기 위해 현재는 서울, 부산, 마산 등 타지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이 얼큰이 국밥을 개발한 12년 전 그때 당시 특허 등록을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얼큰이가 타 지역 국밥집은 물론이거니와 설렁탕집도 얼큰 설렁탕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저희 가게 홍보도 자연스럽게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 지역 사람들의 입소문 덕택이겠지요.

Q. 식당운영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지

- 예 있습니다. 식당에 오시는 손님을 통해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으니까요. 이것이 제인생의 제일 큰 인연이자 운명 아닐까요? 그리고 손님들 한분 한분 저의 소중한 인연입니다. 지금 인터뷰하시는 기자님도 저에게는 소중한 인연입니다. 식당 운영을 하니까 이런 인연도 맺어지네요.

Q.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다면, 최대 고비의 순간은 언제였는지

- 요식업을 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가게가 손님들로 만석일 때, 내가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있는 모습 볼 때, 또 손님들이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간다는 인사말을 건내주실 때가 왠지 뭉클해지면서 심장에 엔돌핀이 팡팡 터지는 느낌이 듭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정말 제 자신이 너무 싫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공휴일이나 쉬는날에 아이들과 나들이 한번 가지 못하고 남들 쉴 때 쉬지 못하는 평생 일을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제 자신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국밥이 제 자신이고, 내가 국밥이며 국밥을 하지 않으면 내가 무엇하리오!라는 생각으로 내가 세상에 태어나 한 번이라도 세상을 덕 되게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이라고 마음을 돌리고 나니 사명감이 더 생깁니다.

Q. 앞으로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 계획이라기보다 소망하는 것이 있는데 앞으로 몇 년이 걸리든 저희 분점들(삼천포, 남해, 하이, 고성, 진주칠암, 진주하대점)들이 지금보다 더 나날히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분점들이 점차 늘어나서 타 지역으로 확장돼 전국 어디서든 맛볼 수 있고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전통 있는 국밥집으로 계승시키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