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억 원의 판문천 생태공간 정비사업, 실효성 의문
123억 원의 판문천 생태공간 정비사업, 실효성 의문
경남도, 총 사업비 123억 투입…혈세 낭비 ‘비난’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3.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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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판문천이 지난 2015년 친환경적 생태 공간을 확보 등을 위해 총 사업비 123억 원이 투입해 정비공사가 진행됐지만 그 취지와 전혀 동떨어진 하천으로 인식되고 있다.

진주시 평거동 646-40번지에 소재한 판문천은 총 길이 5.2km로 경남도가 지난 1982년 11월 29일 지정 고시한 지방하천으로 홍수방어 능력과 친환경적 생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하천 정비사업을 벌였다.

경남도에 따르면 2015년도 총 73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판문천 1.79Km(하폭) 25m구간에 제방 설치 등을 진행했으며, 2016년도에는 5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 하천 1.79km구간의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착공 후 3여 년이 지난 현재 시민을 위한 친환경적 생태 공간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이용률이 저조한 상태다.

실제로 본지는 지난 18일 오전 판문천의 친환경적 생태 공간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현장을 찾았다.

먼저 남강본류에 합류하는 판문천 표지판 앞에 들어서자마자 하수구 냄새 섞인 물들이 회백색을 띄며 그대로 남강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판문천 하류 곳곳에는 생활 쓰레기와 넝쿨 등 잡초들이 무성한 탓에 이곳이 과연 ‘친환경적 생태공간?’이란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다.

이어 하천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 보았다. 상류로 올라 갈수록 물에서 내뿜는 악취가 더 진해졌다. 이곳도 조금씩 물이 흐르지만 그마저도 검은 녹색의 물이끼로 뒤덮여 실정이다.

하천 아래로 내려가 바닥을 휘젓어 보았다. 역한 냄새와 함께 퇴적됐던 슬러지가 뿌연 물결을 일으켰다.

이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염원이 유입되고 있는 현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하천 곳곳에는 고인 물이 썩어 오염된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아래 수풀 사이로는 일부 쓰레기가 걸려 있기도 하고, 부유물이 보이기도 해 자칫 시민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과 여름철에는 악취는 물론 유충들로 인해 창문을 열어놓지 못할 지경“이라며 토로했다.

판문천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34, 판문동) 씨는 ”친환경적 생태 공간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하천 정비를 했다고 하지만 시민들에게 그 만큼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 “이라며 ”결국 혈세 낭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자연형 하천으로 자연을 표방하고 있지만, 예산만 쓰고 자연스러운 하천을 훼손하는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에 대해 진정한 자연형 하천이 무엇인지 접근해야 하는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판문천의 경우 지방하천으로 진주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경남도 관할이 아니다”라며 진주시로 책임을 전가했다.

한편, 진주시는 국가하천인 남강(남강댐∼상평교∼장박교 구간)과 남강유입 지류 하천인 판문천, 독산천, 나불천, 가좌천 등 지방하천 4개소에 대한 분기별로 수질검사와 지속적인 하천 쓰레기 수거와 함께 순찰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