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식개선교육 센터장 이준(57)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센터장 이준(57)
(사)경상남도지체장애인연합회 진주시지회 장애인인식개선교육센터
“직무 중에는 장애인에게 더 적합한 일들도 존재한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1.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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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센터장.
이준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센터장.

최근 우리 사회는 장애인 인식 개선과 관련해 교육·고용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장애인 부양 가족들도 경제적·사회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헌법(헌法)의 중심개념이며 개인의 존엄과 가치의 표현이기도 한 인권(인權),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온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장애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경남도지체장애인연합회 진주시지회가 서부경남 최초로 교육기관(제2018-62호) 지정을 받아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했다. 또 지난해 11월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을 시작으로 마산무학여고, Prax korea 창원공장, 주)KMC 진주공장, 함양수동중학교, 하동축협, 사천사남초등학교, 진주가람초등학교, 주)하이트진로진주공장, 한국국제대학교 등 2018년 12월까지 총 19개 기관과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지난 24일 장애인지원센터(센터장 이준)를 개소했다. 앞으로 이곳 센터에서는 진주시의 학생 및 교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 당사자 및 부모,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장애 이해,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장애 관련법 또는 제도, 장애 인권교육 등을 지원하며,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일자리 상담, 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준 센터장은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인식은 장애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인식개선 교육이 이뤄지면 사회 전반의 장애 감수성 확산에 따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그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편집자 주>

다음은 이 준 센터장과의 일대일 인터뷰 내용이다.

Q. 장애인지원센터장으로 취임 됐다. 소감 한마디

A. 책임감을 느낍니다.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많이 나아졌지만 우리 사회가 아직 장애인에 대한 생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센터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센터장으로 취임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장애인이 되고 싶어 장애인이 된 사람이 이 세상에 있겠습니까? 그런데 장애인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우리 세상은 너무나 힘듭니다.

저는 스무 살에 사고로 장애인이 되고 난 후 장애인이라는 옷을 입고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결코 녹록치 않은 삶이었지요. 나는 힘들게 살아왔지만 장애 후배들에게 조금 나은 환경으로 장애인의 몸으로 힘들지 않게, 우호적으로 바라보지 않은 사회 시선 때문에 좌절하는 장애인이 없는 삶을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합니다.

Q. 현재 직장 등에서 장애인과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A. 현재 취업을 한 장애인분들은 그나마 나은 사람인데도 그분들도 직장 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나 권리를 요구 못 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여성 근로자 청각장애인이 근무하는 공장의 화장실 문에 눈으로 사람이 들어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표식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청각장애인은 노크로 알 수 없는 데도 말입니다. 장애인을 고용해 주는 것만도 고마워 이것저것 요구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Q. 장애인교육센터의 주요 역할과 기능은

A. 우선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교육을 진행하고, 그 교육을 위해 장애인 강사를 양성해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후 최종적으로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Q. 교육은 어떤 방법(대상)으로 진행되나

A. 2017년 12월 28일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5조2의 개정으로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사업주나 내부직원, 또는 전문 강사가 집체교육이나 온라인으로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Q. 강사들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기준은 무엇인지

A. 강사 배출은 고용노동부의 위탁을 받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교육과 시험을 통해 수료증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강사 수료증은 조금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만큼 교육받은 사람 중에서도 합격률도 낮습니다. 이 수료증을 받은 사람이 강의를 할 수 있으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피에 강사와 교육기관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Q. 실제 어떤 도움이 이뤄지나, 취업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지

A. 2018년 5월 29일부터 시행된 제도라 아직 법 개정을 모르는 사업주도 많은지라 아직 실질적인 성과는 없지만, 앞으로 전국에 약 300만 개 정도의 사업장이 모두 교육의 대상인지라 교육수요는 많이 늘어 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따라 장애인 인식교육센터나 대기업의 강사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돼 미리 강사진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Q. 타 지역과 비교 시 진주의 복지 사각지대를 2가지를 꼽자면

A. 진주시가 타 시군과 비교하면 첫 번째는 장애인 단체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장애인 체육시설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바로 옆 사천시만 하더라도 장애인타운 옆에 수영장을 짓고 있습니다. 진주시의 경우에는 장애인이 수영장을 출입하기조차 힘든 실정에 놓여 있습니다. 무장애 도시 진주에 걸맞게 장애인들을 위한 시의 노력이 좀 더 절실해 보입니다.

Q. 앞으로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A. 올해 목표는 한 달에 10곳 이상의 사업장에서 교육을 실시, 장애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를 5명 배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2명 정도를 직원 채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포부나 각오 한마디 부탁드린다

A. 2017년도 기준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67만 명 정도입니다. 이 숫자는 전체인구의 약 5.4%정도, 6가구 당 1명씩 정도의 장애인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거리나 직장에서 장애인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도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는 만들어져 있는데도 장애인 고용은 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장애인인식개선센터에서 해야 할 일이 맞지만,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같이 살아가야 할 가족이자 이웃이라는 생각이 없이 지내온 거 같습니다. 지금은 장애 발생의 요인 중 88.1%가 후천적인 장애입니다. 장애는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감기나 당뇨병처럼 누구나가 걸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받아들인다면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우선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장애인 인식개선이 필요하지만 제일 시급한 것이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입니다. 장애인복지의 꽃은 장애인 일자리입니다. 장애인도 일자리가 있어야 먹고살지 않겠습니까? 충분치 못한 정부보조비만으로 평생을 살아간다면 그게 살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적은 돈이라도 스스로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사람이 사는 의미가 있지 않겠어요? 장애인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직무 중에는 장애인에게 더 적합한 일들도 있고, 또 하나의 직무를 쪼개면 장애인의 일자리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같이 살아 가야할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