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펜싱코리아 이상훈(43) 대표
진주펜싱코리아 이상훈(43) 대표
“손은 눈 보다 빠르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01.30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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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진주펜싱코리아 대표
이상훈 진주펜싱코리아 대표

흰옷을 입은 검객이 가늘고 긴 금속 칼을 빠르게 휘두르고,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얼굴을 덮었던 마스크를 벗고 환호하는 펜싱.

경기 내내 장내 프랑스어로 플레이가 진행되는 독특한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펜싱은 왠지 모르게 우아하고 귀족적인 느낌이다.

최근 진주에도 펜싱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이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주 출신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의 영향력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펜싱은 일종의 ‘정신 운동’으로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전문인이나 직장인의 건강에 큰 도움이 돼 업무 능률도 크게 올릴 수 있으며, 순발력 민첩성 유연성 균형감 등이 잘 발달하는 온몸운동으로 펜싱을 배우고자 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알고 보면 배우기 쉽고 금방 실전에 나설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펜싱이지만 대부분 일반 시민들이 귀족스포츠, 엘리트 스포츠라는 근사한 선입견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최근 진주에 1호로 ‘진주펜싱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펜싱전도사’를 자칭하고 나선 이상훈(43) 대표. 펜싱을 사랑하는 그는 꿈나무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일반인들의 대부분이 펜싱이라는 운동을 접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7-8살 때부터 펜싱을 시작하는 해외 어린이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직업으로 운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뿌리부터 단단하게 다질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편집자 주>

다음은 ‘진주펜싱코리아’ 이상훈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자신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 저는 1977년생으로 진주출생입니다. 봉원중학교와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펜싱 선수를 시작했습니다. 이 후 대구대학교를 입학해 펜싱 선수로 활약을 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펜싱 선수 시절 전국 대회를 항상 석권했으며, 선수 시절에 국가대표에 발탁돼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Q. ‘진주펜싱코리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리우올림픽에서 같은 지역 후배이자 펜싱후배인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의 결승경기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펜싱에 대한 열정이 다시 들끓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당시 대기업을 다니던 저는 오로지 저의 고향인 진주지역에서 많은 펜싱인들을 육성해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2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끝에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진주펜싱코리아’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Q. 강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 ‘진주펜싱코리아’에서는 일단 워밍업 후 스트레칭을 하고 펜싱 기본기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풋워크 Foot Work (다리로 상대방과의 거리 조절과 순간 타이밍 및 순간 판단력을 키워주는 훈련)와 펜싱 게임을 중점으로 강습을 시작합니다. 또 펜싱 게임에서 잘못된 동작과 기술 레슨, 펜싱 자세 교정훈련 등도 함께 진행합니다.

Q. 대부분 펜싱이라고 하면 펜싱의 장비부터 생각하게 된다. 비용부담은

= 일반인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희 ‘진주펜싱코리아’에 강습을 배우러 오시는 회원들은 부담 없이 오시면 됩니다. 회원들에게 무료로 펜싱 장비를 대여해드리고 있으며, 반면 시합 출전을 희망하는 회원들의 경우에만 별도로 개인 장비를 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비는 상품별로 가격이 다양해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대부분 펜싱이라는 종목을 ‘귀족 스포츠라서 펜싱 장비가 비싸겠지’ 하는 선입견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Q. 펜싱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 펜싱은 ‘장미’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장미의 꽃잎은 정말 이쁘고 아름답지만 그 장미 아름다움 뒷면에 뾰족한 가시가 있는 것처럼 펜싱도 ‘귀족 스포츠’라는 단어가 딱 어울릴 정도로 상대 선수와의 예절을 아주 중요 시 합니다. 또 움직임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우아한 경기를 펼치는 반면, 아주 격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강렬한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Q. 펜싱이 건강에 좋다고 들었는데

= 펜싱은 전신 훈련이며 두뇌 운동까지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유산소성 무산소 운동으로써 펜싱 경기를 통한 운동으로 최소 400칼로리에서 최대 750칼로리 까지 소모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운동량이 필요한 종목입니다. 강인한 체력과 집중력, 순발력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와 심적, 신체적 긴장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입니다.

Q. 인생 중 지금까지 지켜온 나만의 습관이나 생활 규칙이 있다면

= 저는 사람과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 약속이 지켜지면 그 후엔 포기할 수 있는 것 중 다른 규칙을 만들어 실행하면 더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선수 시절 규칙적인 생활을 꾸준히 반복해 왔습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항상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그 덕분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인생에 최종 목표가 있다면

= 펜싱의 고장 진주에서 자고 나라 펜싱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큰 것은 자부합니다. 서부 경남 최초로 ‘진주펜싱코리아’를 오픈하게 된 계기가 그 이유입니다. 저는 ‘진주펜싱코리아’를 오픈하게 된 이후 몇 가지 목표가 더 생겼습니다. 첫 번째로 진주 출신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처럼 제2의 박상영 선수를 배출하도록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더 나아가 조금은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지루하게 느껴지는 펜싱을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알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펜싱을 생활 체육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 더 욕심을 더 내자면 아이비리그 진학반을 개설해 미국 명문대학교 입학 시 펜싱이라는 종목으로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유학 예정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도 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Q.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 진주는 물론 한국 펜싱이 생활 스포츠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기여를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특히 내 지역 내 주변을 위해 나누고 베풀면서 사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평소 소신을 묵묵하게 실천하며, 열정과 노력으로 일어나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아직 펜싱이라는 종목이 생소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종목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 아니므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누구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전도사가 되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