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하 G&A 아트테인먼트 대표
박규하 G&A 아트테인먼트 대표
“그 지역의 고유의 상징성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 중요”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8.11.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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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하 G&A 아트테인먼트 대표

진주는 예로부터 교육과 역사, 문화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10월, 다양한 축제와 공연들로 많은 외지 방문객들이 진주를 찾고 있어 관광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진정성 없는 중구난방 식의 축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부터 지역의 축제까지 그야말로 ‘붕어빵 축제’가 펼쳐지고 있어 외면을 받는 지역축제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 지역이 가진 문화나 역사, 전통 등을 살리지 못해 볼거리, 즐길 거리가 없는 상업적인 축제로 변질돼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짝퉁’ 축제가 성행할수록 관람객의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축제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찾아내 그것을 지역 정체성과 결합해 지역 문화 관광 자본이 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박규하 대표. 그는 발레 전공자답게 국내 최초로 러시아 볼쇼이 발레아카데미를 입학했으며, 1992년 러시아 크렘린 발레 무용단으로 활동하면서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 시즌공연 활동을 통해 한국인 발레리노의 위상을 드높인 인물이기도 하다.

또 1996년 일본 타니 발레 무용단 수석 무용수로서 해적, 백조의 호수, 지젤,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바다와 진주 등 공연 활동을 비롯해 세계 미식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 일본 공연 총괄 연출을 담당하는 등 지난 현재까지 그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만큼 그 이름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예술계 전체 시장을 들썩일 정도다.

그는 “교육과 역사, 문화의 도시인 진주가 관광 시장으로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반면 진주의 문화재나 역사, 문화 등 고유의 상징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작품적인 측면과 마케팅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공연에 대한 애정과 작품을 기획하는 예술적인 사고도 필요하지만, 또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 가에 따른 고려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한국 뿐 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행보를 보이며 나이답지 않게 공연예술 경력으로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문화의 도시 진주를 맡겨도 될 인물이라고 조심스럽게 건네 본다. 박 규하 대표가 이상(理想)하고 있는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Q. 무용을 전공하셨던데 공연 PD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용수의 기본적인 자세로서 전공무용에 관한 기본적인 역사와 유래 등 지식을 알아야 한다.

무용을 전공하면서 교방무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교방무에 대한 유래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이로써 교방무의 매력에 빠져 이를 알리기 위한 공연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한국은 무용수로서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관객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는 못하더라도 후배들이라도 오랫동안 노력해온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기획자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가진 것은 아니고 무용계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공연기획에 이르게 됐다.

이에 서울종합예술대학 학과장을 역임하면서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프로듀서는 창작 과정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수많은 책과 공연 등을 통해 창작의 기반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PD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하나의 작품을 토대로 배우들의 선정뿐만 아니라 연기, 무대조명, 배경, 장치, 의상, 음악 등 모든 부분을 유기적으로 종합해 공연이라는 하나의 총체적인 효과를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 공연 선정에서부터 배우들의 선정과 연기에 이르기까지 공연작품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총지휘하고 감독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Q. 영감 또는 컨셉, 아이디어는 무엇으로 얻는지

남들보다 한 개라도 경험치를 더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상 분야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더욱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은 절대 없다. 모든 결실엔 수많은 노력이 수반 되어야 한다. 자신 스스로가 꾸준히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방법이다.

Q. 일본 미슐랭 가이드(LVMH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프랑스 대사관 주관)공연에 대해 설명하자면

세계 미식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이다. 프랑스에서 전년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식당의 주방장이 자살까지 할 만큼 세계 레스토랑의 최대 관심사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음식들이 많다. 이왕가는 여행이라면 한번쯤은 미식의 세계에도 발을 담가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Q. 공연에 있어 음악은 어떤 중요성을 가지고 있나

음악과 미술은 청각과 시각의 차이만 있을 뿐 상상력이나 창작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표현하고 또 새로운 영감을 원하는 점은 공통적이다. 함께 하면서 훨씬 좋은 자극이 되고 의미가 크다. 앞으로 음악과 미술이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열릴 것이다. 음악도 음악만으로 자생하기 힘든 시대다. 공연에는 음악과 미술이 연계해서 새로운 문화 예술의 지평을 열고 젊은 층에 다가서야 할 때다.

Q. PD가 가져야 할 마인드와 자질 몇 가지

새롭고 경쟁력 있는 창작 공연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마인드와 자질이 필요로 한다. 이 외에도 공연이 나아갈 방향에 맞춰 창작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쉽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Q. 박 대표가 정의하는 공연기획자란

예술가와 관객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을 하기로 했으면 그 작품도 운명이나 팔자가 있는 것 같다. 그 작품이 어떻게 성장할까를 함께 고민하고 키워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예술가나 스태프들과 업무적인 일로 대립할 때 자기만의 조율방법이 있다면

조율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설득이라는 것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한번 내 의견을 생각해보라고 부탁은 하지만 그 사람이 나와 다르게 생각한다면 그대로 하게 내버려 둔다. 하지만 내 의견에 고민조차 해보지 않고 싫다고 하는 사람은 그다음부터 같이 작업 안 하면 된다.

Q. 각오나 목표가 있다면

하나라도 더 신경을 써서 공연을 고 퀄리티로 해내고 싶은데, 생각처럼 되지 않을때도 있다. 최고의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소통하고, 그들이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게끔 더욱 신경쓰고 돕도록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회성, 소모성 축제를 '생산적 축제'로 바꾸기 위한 전문 운영단체 구성과 관련 공무원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졌으면 한다. 특히 진주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나 역사, 문화 등 고유의 상징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할 것이며 지역의 다양한 역사문화, 생태환경, 경제를 아우르는 시민 참여형 학술· 문화축제로의 선순환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