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고 생각합니다. 진주의 역사는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진주에서 30년 넘게 문화재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는 문화예술과 문화유산팀 강병주 주무관은 ‘진주’를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월 14일부터 문화예술과 문화유산팀에서 문화유산 지정 해제, 문화유산 현상변경과 영향검토, 매장문화유산, 문화유산 안내판, 문화재 매매업소 관리, 향토민속관 자료 관리 등 문화재와 관련한 전반 업무를 맡고 있는 강 주무관은 진주 문화유산에 스민 갖가지 사연과 역사적 배경까지 훤히 꿰뚫고 있어 ‘인간 백과사전’으로도 불린다.
“진주에는 촉석루를 비롯해 용호정원, 진주 단목리 담산 고택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재가 존재합니다. 이 같은 문화재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진주의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라면 가보지 않은 곳이 없으며, 신발이 닳도록 직접 발굴 현장도 누벼왔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성과를 여러 개 이뤄냈다.
지난해 제자리를 찾은 망진산 봉수대는 정상부로 옮겨진 이후 정밀 발굴 조사를 통해 경남도 문화유산으로의 지정을 앞두고 있으며, 진주의 역사 문화 발전에 크게 활용될 수 있는 개인 소장 고문서 등 기증품 유치도 이끌어내며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한 자원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문화유산으로 받게 되는 사유 재산 피해와 규제 등의 민원으로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문화재를 온전히 지켜내 지역민의 품에 되돌려 주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진주에 산재하는 문화재를 보존하고 가꿔, 후손들에게 원형 그대로 물려주는 동시에 더욱 아름답게 선보이고 싶다는 강 주무관.
올해에는 ‘국가 유산’ 체제 전환 시기를 맞아 문화재와 관련된 여러 사항을 정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진주의 소중한 문화 자산을 보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동감이 있습니다. 앞으로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진주에 흩어져 있는 더 많은 문화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담긴 유산들을 찾아내는 데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새봄, 단단한 나뭇가지를 뚫고 솟아난 꽃망울이 터진 뒤 만개하는 것처럼 진주의 숨은 문화 유산들이 강 주무관의 손을 거쳐 다시 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