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염치로?…진주시의회 세금 1여억 원 들여 유럽연수 논란
무슨 염치로?…진주시의회 세금 1여억 원 들여 유럽연수 논란
진주시의회 개원 4개월, 연수에만 1억7000여만 원?
해외연수 심사·평가위원회 "요식행위 무슨 의미“
힘든 서민 경제에 1인당 400여만 원 세금 펑펑
진주시의회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추진 중"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2.11.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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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의회 전경. (사진제공=진주시의회)
진주시의회 전경. (사진제공=진주시의회)

제9대 진주시의회가 개원 4개월 만에 남해와 제주도, 일본에 이어 유럽행 해외연수(공무국외연수)를 계획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1박2일 남해 연수에 1200여만 원의 예산을, 지난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제주도 연수에는 총 2100여만 원을 집행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으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또 지난달 14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주에서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문화관광축제인 '2022 진주 남강 유등축제'를 제쳐두고 진주시의회 의원들이 의사일정과 관계없는 민주평통 진주시협의회의 일본 워크숍을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진주시의회 양해영 의장 등 의원들은 오는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외유에 나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진주시의회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진주시의회 위원회 소속 22명은 오는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실크산업 재도약 지원과 스마트도시 정착사례 정책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밀라노, 볼로냐, 피렌체, 로마 등을 방문한다. 전체 시의원 22명의 6박 8일 이탈리아 연수에 드는 예산은 9983여만 원이다.

이는 타 지역의 다른 시군 의회 대부분이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세우지 않은 것과 대조돼 눈총을 받고 있다.

지역시민단체 등도 진주시의회가 개회한 지 4개월 동안 연수비에만 총 1억7000여만 원 넘는 예산이 소요되는 꼴이라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단체 A씨는 “지역 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는데다 e스포츠 상설경기장 유치 문제, 판문동 반려동물종합지원센터 이전 문제 등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인데도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냐“며 ”시의회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의장이 자리를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시민 B씨는 “현재 처리되지 못한 현안들도 있는데 연수가 웬 말이냐”며 “개회 5개월만에 연수만 4번째다. 특히 타 지자체 의회의 업무 등 성과 비교가 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투명하지 못한 해외연수 심의 과정과 유명무실한 심의위원회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연수를 사전에 심의·심사하는 심사위원회 위원들과 평가위원들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추천받아 구성하면서 심의, 평가 기구가 무력화됐다는 것.

진주시의회는 지난달 12일 해외연수를 사전에 심의·심사하는 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여행사는 21일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27일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공모한 여행사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

심사위원회는 교육계·법조계·언론계·시민사회단체 등으로 의장이 추천 받아 민간위원 6명, 진주시의회 의원 3명으로 구성됐으며, 여행사를 선정하는 평가위원회 역시 의장 권한으로 의회운영위원회 임기향, 정용학, 김형석, 오경훈, 이규섭, 전종현, 최지원 의원 총 7명이 평가위원으로 참석했다.

현재 진주시의회 누리집에 게시된 ‘2022년 진주시의회 공무국외출장계획서 및 심사위원회 회의록’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감사·감독·입찰계약, 의사결정 관련 정보 등’에 따라 심사위원회 위원들의 실명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이에 대해 경남도의회 조현신 의원은 ”시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무국외출장인 만큼 심사위원회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모든 내용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주시의회 누리집에 게시된 진주시의회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2007년(제5대)부터 2018년(제8대))을 확인한 결과 심사위원들의 실명은 모두 공개돼 있다.

진주시민공익감시단 김용국 대표는 “진주시의회의 모습을 보면 시민들의 고통분담을 외면하고 최일선 민생을 돌보는 시의회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주어진 예산에 대해서는 쓸수 있을 만큼 다쓰겠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다음주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번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주시의회는 “해외연수는 관광 목적 아닌 해외 선진 정책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등 상황을 고려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까지 개인 사정 등으로 이번 해외연수에 불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전체 22명 중 단 1명(국민의힘 강묘영 의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들은 오는 10일까지 의회사무국으로부터 해외연수 불참의사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