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의 16가지 그림자
MBTI의 16가지 그림자
  •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 승인 2022.08.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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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몇 해 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소설이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파격적인 주제와 과감한 성적 장면의 묘사 등으로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수많은 패러디가 쏟아지기도 했다. 오늘 문득 그 제목이 떠오른다. 요즘은 어딜 가나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MBTI와 함께 말이다.

10여 분의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무료로 쉽게 해 볼 수 있는 테스트라 대부분 한 번쯤은 해 봤을 무료 성격 유형 검사는 16가지의 제법 세분화 된 성격 유형을 제시하며 혈액형, 별자리에 이은 성격(혹은 성향) 분석의 3대 천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처음에는 재미로 한 번씩 해 보는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MBTI의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었다. 연인이나 친구와의 MBTI 궁합, MBTI 성격별 장‧단점 분석, MBTI 연애 공략법은 기본이고 이제는 입사 지원서에 MBTI 검사 결과지를 첨부하라는 회사도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일부 아르바이트 공고에는 특정 성격 유형을 환영한다거나 반대로 지원이 불가하다는 내용까지 싣는다니, ‘성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사람 성격을 어떻게 그런 몇 가지 틀에 따라 딱 나눌 수 있냐고 말하기도 한다. 지구 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공통점 몇 가지로 대충 분류할 수 있겠냐는 뜻일 거다. 그런데 뒤집어서 생각하면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말이 생각난다. 결국은 세상 속에서 부딪히고 뒹굴며 어우러져 사는 게 사람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로 조금은 덜 부딪히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더 잘 지내보고 싶어서 내 성격 유형뿐만 아니라 남의 성격 유형까지 분석하고 싶은 것, 그것이 MBTI에 집착하는 우리들의 진짜 속마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