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남강유등축제 ‘소망등 달기’ 강제 할당 물의
진주시, 남강유등축제 ‘소망등 달기’ 강제 할당 물의
1인 70장? 이·통장들 ‘울며 겨자먹기’로 할당치 소화
진주시 "자율원칙하에 동참, 강매 의도 전혀 없어"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2.08.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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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유등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소망등 달기’ 접수증
진주남강유등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소망등 달기’ 접수증

진주시가 진주남강유등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소망등 달기’ 접수증을 매년 이통장들에게 강제 할당해 판매를 독려하고 있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주요볼거리인 ‘소망등 달기’는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관람객 등 누구나 소망등으로 빛나는 터널을 통과하며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각 읍면동 이통장 등 전 직원이 함께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의미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가 소망등 판매를 위해 각 읍면동 이통장들에게 한 명당 적게는 30장에서부터 많게는 70장의 소망등 접수증을 할당하면서 '강매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일정 기간 할당받은 접수증을 처리하지 못하는 이통장들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들이 대신 ‘울며 겨자먹기’로 할당치를 소화하는 일이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물론 유등축제 소망등 달기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역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홍보활동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도 ”자율이라는 명분 아래 목표 달성을 위해 읍면동 이통장별로 수량을 배정하고 차후에 실적을 보고 해야하는 상황을 강매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나.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일선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축제를 홍보하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인구수에 비례하는 접수증을 할당하는 방식에는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시가 매년 진주남강유등축제 때마다 소망등 판매 성과를 위해 이통장들로부터 판매를 독려하는 접수증을 할당하는 전례를 반복할 경우, 순수한 문화행사가 아닌 졸속 관제 행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판에는 '진주유등축제 소망등 언제부터 의무적으로 내야했나요?, 어의가 없네요'라는 취지의 글이 기재돼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시민 A 씨(56, 여, 판문동)는 ”이통장들도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의 역할이 있지만, 시민들로부터 소망등을 팔아오라는 식의 할당량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할당량을 모두 자신의 월급으로 지출하는 이통장도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 B 씨(22, 남, 평거동)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소망등 1개당 만원, 신청하실 분’이라는 내용과 함께 통장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붙이는가 하면, 소망등을 팔러 다니는 1일 아르바이트까지 생겨났다“며 ”소망등 접수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떠넘기기 식의 할당 관례는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봉사단체에서 활동 중인 C 씨(62, 남, 하대동)는 “매년 유등축제가 개최될 때마다 수량과 배분에 대한 회의나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이통장들에게 소망등 접수증이 강제 배분됐다‘며 ”이통장들에게 배분된 접수증은 다시 관내 단체나 업체들이 판매하거나 구입하고 있다. 결국 부담은 시민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진주시는 소망등 달기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중요한 콘텐츠로 홍보차원에서 각 읍면동 이통장들에게 자율적으로 구입을 독려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소망등 강매에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올해는 사전에 각 읍면동 이통장들과 회의와 논의를 거쳐 자율원칙하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며 “또 이 통장들은 소망등 개수 판매에 따라 10%의 혜택이 돌아간다. 강매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진주시의회 황진선 기획문화위원장은 “지역발전을 위한 축제홍보의 목적으로 각 읍면동 이통장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 중 하나하고 생각한다”라며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듯이 지역직원들이 함께 ‘동참’했다는 뜻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봐주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진주시는 오는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되는 진주남강유등축제 기간에 칠암동 남강둔치 일원에 총 3억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소망들 터널을 설치할 예정이다. 소망등은 1개당 1만 원이며, 읍·면사무소, 동 행정복지센터 방문 또는 진주남강유등축제 홈페이지에서 접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