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적과의 동침
  •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 승인 2022.02.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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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참 희한한 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햇수로 3년 차, 처음엔 하루 확진자 수 50명대라는 말에 깜짝 놀라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콕을 자처했는데 이제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이 넘어도 놀라지 않는다.

되려 22시까지 영업시간이 늘어났다는 말에 약속을 잡은 지인들과 한 시간 더 함께 할 수 있음을 감사하는 것이 지금 우리 모습이 되었다.

‘걸리면 죽는다’로 여겨지던 코로나19가 ‘걸려도 어쩔 수 없는’ 질병이 되기까지 참 많은 희생과 고통이 수반되어 있었음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코로나19와 공생해야 하는 현실은 아직 두렵게 느껴진다.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 정도로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고 치명률이 낮으며 한번 감염되고 나면 항체가 생성되어 다시 감염될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고는 하지만 3차까지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돌파 감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지인의 감염으로 증명되는 것을 보면서 ‘혹시 나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대한 조심한다고 노력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면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지인으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발열과 함께 약간의 몸살 기운이 느껴지지만 큰 문제는 없는 상태라며, 약국에 가면 코로나19 간이검사 키트와 함께 종합감기약, 해열‧진통제 등을 패키지처럼 판매하고 있으니 미리 구비해 두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일주일의 자가격리 후 PCR 검사를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하니, 휴가를 받은 셈 치고 푹 쉬면서 얼른 낫기를 바란다는 답을 보내고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혹시나 무증상 감염 상태인데 이를 모른 채 일상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코로나 간이검사 키트를 구비해야겠다는 조급증이 생겼다. 내가 아픈 것보다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더 무서운 것이 코로나19 아닌가.

외출 제한, 영업시간 제한부터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까지, 거의 모든 국민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은 대유행의 수순을 밟고 있는 코로나19.

아직은 그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감염병들처럼 종식되는 날이 올 것이다. 코로나19와의 공생이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 가장 현명한 ‘적과의 동침-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 대유행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