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들 일감 제공이 목적?...진주시e스포츠협회 이사 발언 '일파만파'
특정인들 일감 제공이 목적?...진주시e스포츠협회 이사 발언 '일파만파'
대표이사 측근들로 임원진 구성...임원 선출에 정치적 성향 얘기도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12.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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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출범식을 가진 진주시e-스포츠협회
지난달 27일 출범식을 가진 진주시e-스포츠협회

진주시e-스포츠협회가 특정인 등에 특혜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진주시e-스포츠협회 이사의 입을 통해 '일감 제공의 목적으로 맡은 자리'라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일고 있는 파문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진주시e-스포츠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모 교육코칭연구소 강사 A(여·46)씨는 공식석상에서 "안 대표는 친구 사이다"라며 "이사를 맡지 않으려 했지만, 안 대표로부터 강의를 몇 건 제공해 준다는 제안에 받아 들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어 임원진 구성과 관련해 "진주시e-스포츠협회 사무국장 추천은 진주시장이 한 것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타 협회 또한 전문성을 갖추고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라며 덧붙였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발언이 일파만파 논란으로 이어지자 이사 A씨는 "경솔함과 무례함으로 심려를 끼쳤다"면서 "본 의도와 달리 전달된 것 같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눈길은 진주시e-스포츠협회로 쏠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출범식을 가진 진주시 e-스포츠협회의 대부분 임원진들이 e-스포츠 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중요한 역할 담당 능력보다는 협회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출범에 앞서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안 대표를 비롯해 최민국 전무이사가 개별적 접촉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임원진들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 따르면 진주시e-스포츠협회는 ㈜에이엔에이치스트럭처 안현수 대표를 초대 회장으로 부회장 1명과 전무이사 1명, 이사 14명, 감사 2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회장은 (사)환경실천협회 총재가 맡고 있으며, 전무이사는 진주시청년위원회 최민국 부위원장, 감사직에는 농협 지점장, 세무법인 세무사 2명이다.

이사에는 진주시의회 국민의힘 정재욱 의원을 비롯해 지방언론 기획이사, 모 주류업체 이사, 은행 지점장, 이밖에 부동산 대표 등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 등에서는 출범한 진주시e-스포츠협회 운영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임원진들 대다수가 e-스포츠와 업종의 연계성이 없거나 관련 분야에서 능력과 경력이 검증되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의사를 드러낸 전무이사가 직·간접적인 정치적 행보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원진 다수가 지역구 모 국회의원 단체 소속 회원들로 확인되면서 임원 선출에 정치적 성향이 작용했다는 해석 또한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안현수 대표는 “이사 A씨는 친구 사이가 아니다. 절대 일감 제공으로 이사직 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협회에 손실을 끼치는 경우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국 전무이사는 ”안현수 대표와 사무국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임원을 구성한 것은 맞다“며 ”협회 내 규정은 마련돼 있다. 아직 초입 단계로 회원가입 및 자격 기준 등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인 규정을 구성해 향후 협회를 체계적으로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해당 부서인 진주시 문화예술과 박성진 과장은 "임원 구성에 있어 전혀 관여를 하지 않았으며, 안 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임원을 조성했다"며 협회측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반면 공무원 B씨는 "진주시가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난 7월 8일 기업인의 방에서 정재욱 시의원과 진주시e-스포츠협회 일부 임원진들이 조규일 진주시장과 3개 대학 총학생회장, 이건희 미술관 청년유치기획단이 함께한 자리에서 지역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부한 적이 있을 뿐더러 시 담당자는 e-스포츠협회 임원 구성에 대해 파악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7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진주시체육회의 협회 인준 승인 심사가 통과될 것을 짐작이나 한 듯 2시간 후 출범식 행사가 진행됐다"며 "이 같은 ‘하이패스 식’의 출범과 ‘인준’ 승인에 대해서도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진주시체육회는 "진주시e-스포츠협회 출범이 어떻게 사전에 계획됐는지 전혀 알지 못했으며, 이에 대해 해당 부서로부터 업무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라며 “협회 인준 승인이 나기 일주일 전 임원진이 출범 초청장을 가지고 온 것이 전부였다”고 황당한 기색을 내비쳤다.

한편 진주시는 신진주역세권 내 문화체육부지에 경남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3372㎡면적에 지상 2층 규모로 오는 2022년까지 총 127억 원을 투입해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