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 이일승(67) 대표
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 이일승(67) 대표
스토리텔링이 있는 전국 최초의 전문화된 박물관
20년간 재봉틀 400점 수집해 10년에 걸쳐 개관
“무명 예술인을 위한 공간이자 꿈을 제시하는 곳”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11.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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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 이일승(67) 대표
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 이일승(67) 대표

기존의 정형화된 박물관의 이미지와는 달리 감성적인 이야기와 개성 있는 공간연출이 벌써 눈길을 끈다. 바로 진주에서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리조 세계재봉틀 박물관이다. 이일승(67) 대표가 국내 최초의 희소성을 갖는 1962년도 농림부 장관상을 받은 ‘드레스’ 재봉틀부터 세계 각국의 재봉틀 400여 점, 고풍스러운 카메라 200점, 고풍스러운 타자기 50점, 영사기, 다리미 등을 수집해 만들었다.

이 대표는 “세계 5대 유명 생산지 중의 하나인 진주실크는 재봉틀과 수레의 두 바퀴처럼 불가분의 관계”라며 “세계의 명산물인 진주실크와 재봉틀의 육중함과 투박함을 접목한다면 문화도시 진주를 더 알릴 수 있어 의미가 크다”라고 했다.

이번 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는 “재봉틀이 패션, 의류와 뗄 수 없는 관계인만큼 진주를 대표하는 진주실크 산업과 연계해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라는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로 연구•개발(R&D)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물관이란 공간에 개념을 두지 않았으면 한다”며 “무명 예술인을 위해 장소로 제공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일승 대표와의 일대일 질문이다>

Q. 국내에서는 재봉틀박물관은 처음이다. 재봉틀박물관을 열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현재 국내에서는 옛 재봉틀 수집가는 많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재봉틀을 모아둔 전문화된 재봉틀박물관은 없다.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10여 전 진주 망경동에서 박물관식 카페를 운영한 적이 있고, 그 후 10년에 걸쳐 리조 세계재봉틀 박물관을 열게 됐다. 실크의 세계 5대 유명 생산지 중의 하나인 진주실크는 재봉틀과 수레의 두 바퀴처럼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에 한국 최초의 희소성을 가진 재봉틀 박물관과 진주 실크가 갖는 우아함이 결합시켜 실크의 아름다움과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를 널리 알리자는 목적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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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봉틀 수집이라는 별난 취미를 가지게 된 이유는

A- 아마도 수집가만의 관심과 관점이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재봉틀이 무쇠 덩어리로 된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투박하고 육중함에 비해 높은 회화성과 조각품과도 비견될 수 있는 미학적 측면에서 미술작품이나 예술작품으로 보여 수집하게 됐다. 다시 말해 작품 하나하나가 우아함과 수려함, 재봉틀의 매력이라기보다 마력의 손길에 유혹 당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Q. 재봉틀 수집은 언제부터 해왔는지

A- 30여 년 전부터 옛 고풍스러운 것에 관심이 있었다. 옛 재봉틀에 관심을 끌게 된 건 20년 정도 된 거 같다. 그리고 옛 수집품으로는 앤틱 카메라 200여 대, 앤틱 타이프라이터 50여 대 축음기 영사기 등 다양하게 수집하게 됐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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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전시된 재봉틀은 총 몇 점인가.

A- 대부분 작품이 1850년대의 작품들이다. 현재 400여 점의 수집 작품 중 먼저 250점 정도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재봉틀과 섬유, 의류 가죽제품과 관련된 반짇고리와 바늘, 실패, 가위 골무 등 봉 재와 관련한 수집품 등 2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Q. 세계 각 지역의 재봉틀을 수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다양한 경로를 두고 있다. 예컨대 저의 경우에는 재봉틀 도록을 20여 권을 가지고 있다. 이를 참고로 하여 가치가 있는 것, 오래되거나 모양에서 예술적 형태를 가진 작품 등으로 외국의 지인을 통하거나 가끔 외국을 나가면 도깨비시장, 그리고 인터넷 경매를 통해 몇 날 며칠을 두고, 국내의 경우 서울·부산 대구 등지에서 수집하게 됐다.

드레스 재봉틀
드레스 재봉틀

Q. 가장 오래된 재봉틀은 무엇인가.

A- 전시 작품들이 대부분 1850년대의 작품들이다. 그중 1835년의 영국의 말안장을 만드는 재봉틀이 있다. 우리나라 수집품 중에는 1962년 제1회 전국우량이동업적 경진대회의 작품으로 마을에서 받은 농림 부장관의 공로상인 드레스 재봉틀이 있다.

Q. 이 대표가 가장 아끼는 재봉틀은 무엇인가 

A- 잘 알려지지 않은 수집품을 수집하다 보니 수집품 모두가 애정과 정성이 있다. 수집품 하나하나가 가치와 의미가 나름 있다. 그 중 아이작 메릿 싱거라는 발명가의 재봉틀을 세상에 대중화시킨 장본인 회사 제품인 가수 넘버2라는 크고 육중한 작품을 손꼽을 수 있다. 다른 수집품에 비해 가장 완벽하게 제품이 포장되어 오랜 시간을 거쳐 오는 바람에 포장된 수집품의 파손을 우려해 몇 시간의 공을 들여 해체와 분해의 조립과정을 거쳐 완벽한 작품으로서 선을 보이다 보니 특별히 관심이 있다. 직접 보면 퉁명스러운 무쇠 덩어리임에도 불구하고 곡선과 직선의 어울림과 수려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거라 생각된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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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도 재봉틀 수집을 이어갈 생각인지 

A- 모든 취미활동에는 여유가 따라야 한다. 만약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재봉틀 수집에도 지속해서 관심을 이어가고 싶다.

Q. 향후 목표와 계획은 

A- 앞으로 기획전을 생각 중이다. 형태나 시대, 문양, 어린이용 그리고 휴대용 등 다양하게 수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재봉틀이 패션, 의류와 뗄 수 없는 관계인만큼 진주를 대표하는 진주실크산업과 연계,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라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콘텐츠로 연구•개발(R&D)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방화 시대에 진주만의 독창적 문화환경 구축과 산업적 요소들을 관광지구로 발전시키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 기회가 된다면 무명 예술인을 위해 박물관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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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봉틀박물관을 방문하는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박물관의 개념을 바꾼 다시 말해 과거나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스토리 텔링이 있는 전국 최초의 전문화된 박물관이 되고 싶다, 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은 오랜 시간을 거쳐 이곳 진주에 마련되었기에 지역민들께서도 특별히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전국적 박물관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싶다. 다양한 박물관 중에서도 희소하며 전국의 유일한 박물관이자 진주만의 랜드마크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