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평거동 상권밀집구역 ‘쓰레기거리’ 몰락
진주시 평거동 상권밀집구역 ‘쓰레기거리’ 몰락
공휴일, 주말…쓰레기 불법 투기 3배로 증가
둔감한 후진국형 진주시민 의식도 ‘한몫’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8.04.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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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강모(27·여)씨는 지난 23일 오전 평거동 인근 상권일대 거리를 지나다 얼굴을 찌푸렸다. 길거리 이곳저곳에 쌓인 쓰레기와 악취 때문이었다.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 취객들이 구토를 한 흔적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김씨는 “평일과 달리 일요일이면 쓰레기로 덮인 거리를 봐야 하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최근 진주도심 내 유흥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평거동 거리가 주말만 되면 쓰레기 장소로 변모돼가고 있다.

평일에 비해 쓰레기가 더 많이 배출되는 데도 시 행정은 인력과 예산 부족 탓에 평일처럼 환경미화 인력을 가동하지 못한다. 최근 악취가 심해지면서 주말을 맞아 외출한 시민들의 항의도 거세다.

23일 진주시에 따르면 25개 자치단체는 대부분 토요일과 일요일에 환경미화원 가용인력을 절반만 투입하거나 최소인원만 근무를 하게 한다.

시의 경우 직고용 미화원은 총 35명이다. 나머지는 4개 업체들로부터 위탁을 맡기고 있는 실정으로 이다. 그러나 업체의 경우 주말 근무를 기피하는 데다 주말 근무 시 두 배의 입금을 지급하기엔 예산이 부족하다.

이러한 진주의 거리가 쓰레기 더미에 묻히는 데는 무단 투기에 둔감한 후진국형 시민의식도 한 몫 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업소나 가정에서 길가에 쓰레기를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2일 평거동 유흥업소 거리는 재활용쓰레기 대란 속에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가 구분 없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특히 카페 등 유흥업소 상권이 밀집한 곳의 쓰레기 투기가 가장 심각했다.

특히 상권 앞 인도에는 버려진 음료수 캔과 종이컵, 음주 후 흡연과 담배꽁초 투기, 각종 포장용기들로 인한 악취 유발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과 해를 입고 있는 것은 물론 주거환경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분리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플라스틱, 깨진 유리병 등이 거리 곳곳에 즐비하고 있어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에 환경미화원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매주 월요일이면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환경미화원 이모(40)씨는 “유흥가 업소가 밀집해 있는 구역은 월요일 새벽이면 쓰레기가 평소보다 훨씬 많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 최모(30·금산면) 씨는 “도시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예의”라며 “버린 것을 치우기보다 버리지 않는 생활방식을 지킴으로써 항상 질서 정연하고 깨끗한 거리유지를 위해 무엇보다도 건전한 시민의식이 성숙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 이모(28·평거동) 씨는 “길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든 쓰레기를 마땅하게 버릴 곳이 없어 난감할 때가 잦다”며 “이곳은 진주도심 중심지로써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곳이니 만큼 쓰레기통 설치 등 시 행정관계자들이 단속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주시 청소과 관계자는 “진주지역의 경우 한 달에 1여 차례 무조건 원룸 주변 불법쓰레기 투기지역 등 불법쓰레기 투기 단속을 실시해 위반 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불법 쓰레기 투기문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시민의 몫인 만큼 올바른 쓰레기 배출요령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