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으로 변질된 금산생태공원을 가다
파크골프장으로 변질된 금산생태공원을 가다
‘금산생태공원’ 안내표지판 대신 ‘파크골프강변클럽’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8.04.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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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생태공원’ 안내표지판 대신 ‘파크골프강변클럽’

국비 255억을 들여 조성된 진주금산생태공원이 ‘파크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비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금산생태공원을 찾았다. 공원 입구에 설치된 ‘파크골프강변클럽’이라는 입간판을 따라 들어갔다. 입구 어디에도 ‘금산생태공원’이라는 안내표지판은 찾아볼 수 없다.

금산생태공원 입구에 설치된 입간판
금산생태공원 입구에 설치된 입간판

공원 주차장에 들어서니 골프클럽회원으로 보이는 차량 10여대가 주차돼 있다. 공원 첫 번째 코스인 잔디광장에는 20여 명의 회원들이 경기를 한창 진행 중이다.

공원 내 주차장
공원 내 주차장

공원 내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다. 파크골프 게임 중 공이 골프장 밖으로 나가지 않기 위한 안전망 등 안전시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00m정도 더 떨어진 곳으로 걸어갔다. 세 번째 코스인 배드민턴 및 게이트볼장부지에서 골프공 하나가 발견되기도 했다. 안전펜스 시설이 없어 산책 중 시민들의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증명했다.

산책로에서 발견된 골프공
산책로에서 발견된 골프공
공원 내 산책로
공원 내 산책로

체력단력 부지를 비롯한 데크 목교 등 생태공원 내 곳곳에는 캔 등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상당수의 조경수는 말라 죽어가고 있고, 잔디밭 곳곳에는 외래종인 돼지풀이 자라고 있었다.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의자는 거미줄과 잡초 등으로 이용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화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금산변에 잘 꾸며진 생태공원이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해마다 애먼 세금까지 허비해 이곳을 활성화시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 공원 내 수로, 임시 화장실로 사용…수질오염, 주변경관 훼손

지난 18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국가하천 관리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당시 금산생태공원조성사업 지침 내용 중 생태공원이 조성된 이후 5년 간 공원 내 간이건축물, 운동시설 및 간이 화장실 설치 등을 전면 금지하며, 이는 공원 내 생태보호를 위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4년 완공된 금산생태공원 내에는 일부 클럽회원들이 공원 내 자전거보관대를 지렛대 삼아 무허가 불법 건축물을 설치, 동호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회원들이 설치한 불법시설물
회원들이 설치한 불법시설물

뿐만 아니라 공원 내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산책로에 막무가내 식 주차가 되어 있기도 했다.

공원 산책로까지 진입해 주차된 차량들
공원 산책로까지 진입해 주차된 차량들

특히 경기 도 중 음식물을 가져와 무분별하게 취식을 하는 행위로 주변경관을 훼손하고 있어 제제와 단속이 시급했다.

공원내 불법주차된 차량과 야외취사 흔적들
공원내 불법주차된 차량과 야외취사 흔적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클럽회원들이 간이 건축물 뒤로 하천과 바로 직결되는 공원 내 수로에 임시 가림막을 설치해 임시 화장실로 사용을 하고 있어 심한 악취는 물론 하천 수질오염까지 부축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로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
수로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

주인 없는 금산생태공원은 이미 무질서하게 방치됨으로써 일부 동호인들의 골프장으로 변질된 지 오래였다.

 

- 일부 회원특정인들 전유물로 사용…행태 ‘비난’

클럽회원들이 이용 중인 공원 내 파크골프장은 공원 면적의 삼분의 일을 차지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점유하고 있어 파크골프회원들과 공원을 찾는 일반 시민들 사이에 두고 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타 동호회를 비롯한 진주시민 누구나 여가 선용 및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위해 조성한 공원이 기득권을 가진 일부 회원특정인들의 전유물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는 공공장소에 기득권을 가진 일부 동호인들이 파크골프장을 클럽가입이란 명목으로 가입비 10만 원, 월 2만 원 또는 연간 3만 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선 자치단체 관계자는 “원칙상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 행정 관계자가 ‘파크골프강변클럽’ 회원단체들의 특권 의식 행보에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인근 주민 강모(35)씨는 “인근 주민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공원이지만, 골프장 때문에 실제 공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안전펜스도 없는 골프장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반발했다.

이어 “파크골프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관리 대책 마련과 함께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산생태공원 안내도
금산생태공원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