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깊이 비밀스럽게 숨겨진 ‘비실마을’
산 속 깊이 비밀스럽게 숨겨진 ‘비실마을’
7-8월 연꽃 개화…인생샷 최고 명소 ‘인기’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힐링 장소로 각광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진주대로1706번길 166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08.3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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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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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최대 연(蓮) 재배면적을 가진 비실마을.

진주 시내에서 국도를 따라 산청군 방면으로 10여 분가량 가다보면 산속 깊이 숨어 있는 골자기 마을이 나타난다.

진입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농촌체험 휴양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와 함께 연꽃 향기 가득한 비실 마을을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특히 이곳은 연꽃이 개화하는 7~8월에는 진주에서 손에 꼽히는 인생샷 최고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용호정 중앙에 단아하게 세워져 있는 팔각정과 그 주위를 둘러싼 연잎, 연꽃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비실마을 전경.
비실마을 전경.

비실 마을은 행정구역상 진주시 명석면 조비마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3㎞ 구간의 논에 대규모 연밭이 조성되고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가꾸어지면서 비실 마을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 마을은 입구에 큰 산이 가로막아 밖에서는 마을이 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면 요술처럼 마을이 나타나 비실이라는 신비로운 이름이 붙여졌다.

이 마을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골짜기가 깊어 자연의 정취가 그득하다. 하지만 토양이 진흙인 데다 일조량이 적은 탓에 벼농사가 잘 안 돼 농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주민들이 농가소득 창출을 고민하던 중 당시 경남도교육위원이자 현 경남도교육청 감사관인 조재규(61) 씨의 제안으로 연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 연 재배면적은 13.5㏊(4만3000평)로 경남 최대다.

북카페 전경.
북카페 전경.

40여 가구가 친환경 연 생산부터 연잎차, 연근차, 연근 가루, 연피 가루, 연근 장아찌, 연근 부각 등 가공품을 생산해 일반 벼 재배 때보다 3~5배 이상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산세가 깊고 수려해 정겨운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마을의 이점을 살려 체험· 휴양마을로도 꾸며져 연꽃 개화시기가 아니더라도 체험 등을 통한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오곡으로 찐 찰밥에 직접 고명을 얹어 연잎으로 쪄내 연잎 향 가득한 건강한 밥을 완성하고 시식할 수 있는 연잎밥만들기, 유념, 덖음, 식힘을 여러번 반복하여 차를 만드는 방법을 익힐수도 있으며 피부미용과 해독작용에 좋은 연잎차를 마시고 향을 느낄 수 있는 연잎차 만들기, 인위적인 색깔이 아닌 자연의 색깔로 손수건이나 스카프 등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연방을 이용한 천연염색 체험, 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예. © 진주신문
공예. © 진주신문

공예체험도 진행된다.

비실마을에서의 도자기 체험은 손으로 흙을 빚어 만드는 창작 도자기와 물레를 돌려 만드는 물레 도자기 체험 등 두 가지다. 물레도자기 체험은 물레를 이용해 흙이 항아리 그릇 접시 등으로 변형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도자기의 굽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초벌과 재벌구이 과정은 물론 유약을 바르기 위해서 초벌을 한다는 것도 배우게 된다. 유약을 바르는 것은 단단한 그릇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또 물렁물렁한 흙이 굳어지고 불을 통해 구우면 단단한 돌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초벌하고 유약을 바르고 말리고 다시 굽는 등 마무리 작업까지는 보통 1~2주일 가량이 소요된다. 체험객이 만든 작품은 작업이 마무리된 후 배달된다.

연꽃.
연꽃.

이밖에도 토종 콩과 연잎을 이용한 연두부 만들기 체험을 통해 조상들의 뛰어난 지혜와 슬기를 배울 수 있다. 콩의 효능과 영양학적 가치도 확인한다. 체험객들은 콩이 다양한 형태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는 동시에 두유, 순두부, 연두부를 먹어보고 고소한 맛에 신기해한다.

체험은 맷돌 가마솥 간수 등 두부 만들기 도구와 재료 설명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만든 연두부는 약간의 녹색의 빛깔을 띠는 것과 함께 맛이 일품이다. 두부 체험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덤으로 두부 한 모를 가져가기도 한다.

연꽃개화.
연꽃개화.

또 콩을 이용한 발효 음식으로 건강을 지킨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면서 두부를 만들고 난 비지로 만든 전을 맛보기도 한다.

특히 마을 내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힐링 공간인 북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테마의 도서가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고, 커피, 연근차, 간단한 토스트와 과일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또 소규모 모임이나 세미나를 위한 미니빔프로젝트도 설치돼 있다. 북카페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용료는 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