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철저히 무시한 진주문화원 선거 현장 ‘논란’
방역수칙 철저히 무시한 진주문화원 선거 현장 ‘논란’
“코로나 걸리면 책임을 질 것이냐” 원성 나오기도
문화원 측 “정관에 명시된 대로 했을 뿐” 변명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07.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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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0시 상대동 모덕축구장에서 제14대 진주문화원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하기위해 1600여 명의 회원들이 서로 밀착해 100m정도의 대기 줄을 길게 만들었다.
10일 오전 10시 상대동 모덕축구장에서 제14대 진주문화원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하기위해 1600여 명의 회원들이 서로 밀착해 100m정도의 대기 줄을 길게 만들었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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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문화원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무시하고 대규모 회원들이 운집하는 선거를 강행해 방역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오전 10시 상대동 모덕축구장에서 제14대 진주문화원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선거현장은 투표 시작 전부터 인근주민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진주문화원 소속 1600여 명의 회원들이 순식간에 모여들면서 수십여 명씩 무리지어 인사를 나누는 등 집단감염 발생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전 11시께 모덕축구장 안으로 많은 회원들이 투표를 위해 밀집하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서로 밀착해 100m정도의 대기 줄을 길게 만들었다. 이들은 기표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다닥다닥 붙어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앞뒤 사람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등 1~2m간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또 대기자들이 서 있는 바닥에 거리두기를 유도하는 ‘앞사람과 거리두기’라는 스티커가 일정 간격마다 부착돼 회원들의 주의를 유도해야 하지만 이 곳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최근 진주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명으로 현저하게 잦아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이날 오전 11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7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시 보건소는 확진자 전수조사를 벌이는 등 방역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진주문화원 회원들은 방역당국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특히 이를 지도, 관리‧감독해야 하는 시 행정 역시 인원이 많은 인원이 운집 시간대에 투표현장에 아무런 방역의지를 드러내지 않는 등으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시 현장을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은 “시국의 엄중함을 외면하고 이에 역행하는 선거를 급하게 치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모은 속내를 알 수 없다”며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라며 관계자로부터 원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진주문화원 관계자는 “현 정관에 따르면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회원들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한 회원들도 있다”며 변명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현재 10여명의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 현장을 살피고 지도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회원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수칙을 지키는 데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숨어있는 감염요인이 어느 순간 결집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확진자 추이가 다시 증가하는 일이 없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진주문화원 원장 선거는 현 문화원장과 김일석 전 진주시새마을회 회장이 출마해 2파전으로 치러지며, 10일 오후 5시까지 선거권을 가진 진주문화원 회원 3000여 명이 투표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