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즐거운 금산마을학교’ 서현진 대표
‘토요일이 즐거운 금산마을학교’ 서현진 대표
“지역의 역사와 철학, 가치 담긴 놀이터 만들어 주세요”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06.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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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 토요일이 즐거운 금산마을학교 대표.
서현진 토요일이 즐거운 금산마을학교 대표.

아이 한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 속담이 있다.

경남교육청과 진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아이들이 학교 교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를 좀 더 가까이 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지역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진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충무공동의 ‘소문날 마을학교’를 비롯해서 16개의 지역중심 마을학교를 선정했고, 가호동부터 금산면, 일반성면에 이르기까지 시 여러 지역에서 지정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데 주민들이 한몫 톡톡히 하고 있는 마을학교가 있다. 바로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 ‘토요일이 즐거운 금산마을학교’다.

진주텃밭과 상생하고 있는 금산마을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생태·환경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우수한 운영체제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금산마을학교 서현진 대표는 “부모님들이 모두 그림자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학교위원회라는 학부모 위원들이 매달 월 1회 모임을 진행하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협력해 즐겁고 더 가치로운 마을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해가 거듭될수록 성과가 쌓여가는 마을학교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학교는 아이들에게 학습을 통해 머리로만 이해하는 협동이 아니라 함께 하는 즐거움을 통해 공동체성을 배울 수 있고 자연스럽게 양보와 배려의 미덕의 가르침을 준다는 금산마을학교 서현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올해 16개의 지역중심 마을학교 중 운영체제가 우수한 마을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마을학교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금산 마을학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고 부모님들이 모두 그림자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학교위원회라는 학부모 조직이 있고, 6명의 학부모 위원들이 매달 월 1회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협력해서 더 즐겁고 가치로운 마을학교를 꾸려가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해가 거듭될수록 성과가 쌓여가는 마을학교로 성장해 갈 수 있는 것 같다.

Q.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있어 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의 역할도 한몫 했다고 본다

A- 진주텃밭의 좋은 체험 프로그램들을 연계할 수 있어 좋고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애쓰는 진주텃밭의 가치와 마을교육공동체의 나아갈 방향이 다르지 않아 서로 상생하고 있다. 운영은 독립적이지만 필요할 때 언제든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Q. 코로나19로 인한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A- 마을 곳곳을 누비며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고 학생 수가 많다보니 코로나19로 운영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한계는 있었지만, 마을학교 밴드를 활용해서 비대면 활동(진주텃밭 앞마당에서 놀이 꾸러미를 배부하고 영상이나 PPT 교육활동 자료를 밴드에 띄워 각자 집에서 활동을 하고 후기를 밴드에 올리는 방식)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함께 어우러져 놀 때가 더 즐겁고 행복할 때인데 비대면 활동으로 함께 할 수 없어 가장 안타까웠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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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활동 중인 마을교사는 몇 명인가

A- 현재 `마을교사 5명과 학부모 20여 명이 참여해 아이들의 그림자 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마을교사는 마을교사 서로배움터를 통해, 그림자교사는 마을학교위원회와 학부모서로 배움터를 통해 마을학교 운영 관련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고 있다.

Q. 마을학교 운영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을텐데

A- 마을학교 운영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다. 학부모와 교사들의 관계가 좋은 편이고 교사들의 헌신성과 부모님들의 적극성으로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주 놀이터였던 금산성당을 이용할 수 없어 마을학교를 진행할 안정적인 장소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한 적이 있었다. 또 일기예보에 없었던 비라도 갑자기 오면 장소도 프로그램도 다 바꿔야 되는데 무척 당황스러웠다. 물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진행하다보니 마을 전체를 놀이터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장소에서 그 장소의 특징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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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 대표가 생각하는 마을학교의 가치나 역할은

A- 교육의 3주체, 4주체를 이야기해 왔지만 실제 학교 교육 안에서 아이와 학부모가 주체가 되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학교 교육과 마을교육이 잘 융화되면 아이들도 부모들도 교육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본다. 지역사회도 미래세대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Q. 지역의 마을학교가 자리 잡기 위해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A- 마을학교가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감하려면 민관학 거버넌스 구축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을학교에 대해 지역민들과 공유하고 지역 어른들이 함께 미래 세대를 교육하고 미래교육을 책임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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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환경과 공동체 복원을 중심으로 한 협동의 가치를 지역사회에 전파하는 것이다. 협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마을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이미 키움연구회를 운영 중이며, 조금씩 서툰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세상 어느 곳에도 대입할 수 있는 협동의 공식. 우리는 협동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나는 할 수 없어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협동의 가치를 우리 마을에, 우리 지역에, 우리 사회에 확산 시켜가고 싶다. 앞으로 마을교육과정으로 학교와 연계해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확산을 위해 마을자원조사를 시작으로 지역사회와도 연대를 넓혀 나가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행복학교를 위해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A- 진주행복교육지구 마을학교가 더 널리 확산되어 마을마다 그 마을의 특색을 담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마을학교가 생겼으면 한다. 잘 다듬어진 멋진 시설놀이터도 필요하지만 우리 지역의 역사와 철학, 가치 중심의 놀이터도 필요한 것 같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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