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동물메디컬 황재민 원장
이솝동물메디컬 황재민 원장
“반려동물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수의사의 사명”
20년 이상 진주 지키는 동네 최고 수의사가 될 것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05.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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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동물메디컬 황재민 원장
이솝동물메디컬 황재민 원장

사람처럼 말로 아픔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들을 치료하기 위해 방대한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수의사. 그중에서도 생명을 돌보는 책임감과 동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동물병원이 있다.

진주시 평거동에 소재한 이솝동물메디컬 황재민 원장은 “동물병원도 초대형화, 세분화, 과목별 전문화가 되는 추세이지만, 아픈 동물들이 원거리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까지 이동하지 않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되고 싶다”며 말했다.

황 원장은 “동물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24시간 동물과 함께하는 직업까지 하게 됐다”며 “아직 개원 5년밖에 되지 않아 병원이 좀 더 안정화되고 여유가 생기면 봉사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가고 싶다”라고 말하며 웃는 그의 표정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반려동물이 아직도 가족이 아닌 소유물 정도로 인식되어지거나 혹은 보호자분의 비용적인 부담 등으로 인해 치료가 가능함에도 포기 할 수밖에 없을 때 가장 힘이 든다는 황 원장은 “앞으로 제가 가진 의료기술과 노하우로 반려동물과 보호자님들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황재민 원장과의 질의응답]

Q.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A- 진주시 평거동에서 이솝동물메디컬을 개원해 운영 중인 황재민 대표원장으로 강아지, 고양이 외에 앵무새, 도마뱀, 거북, 햄스터, 고슴도치, 기니피그, 토끼,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의 진료를 맡고 있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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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떻게 수의사가 됐나.

A- 주위에서는 저의 생활을 보고 수의사는 노동 강도가 높고 24시간 심리적인 피로가 높은 직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했다. 특히 중학교 시절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장염에 걸린 적이 있어 동물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수의사가 말 못하는 동물과 교감하며 치료를 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특히 ‘아프지 않아요’라는 표시로 꼬리를 흔들며 보호자를 따라 병원을 나서는 동물들을 보고 ‘이 직업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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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병원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다.

A- 동물들은 아픈 곳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으르렁으르렁’, ‘하악하악’ 소리로 표현을 하거나 공격을 한다. 따라서 수의사들은 진단을 내리고 치료하는 과정이 어렵다. 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번역기가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직도 가족이 아닌 소유물 정도로 인식되어지는 일부 정서 분위기 혹은 보호자분의 비용적인 부담 등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을 때 가장 힘이 든다.

완치가 될 수도 있는 아이인데 치료를 포기하게 되면 마음이 안타깝다. 반면, ‘아픈 동물이 먼저다’ 라는 신념하에 치료를 하다 보니 진료비를 생각하지 않고 치료를 하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웃음). 하지만 건강하게 퇴원하는 동물들을 보면 정말 뿌듯함은 두 배, 네 배가 되어 돌아온다.

백내장 수술전과 수술후
백내장 수술전과 수술후

Q. 유기견, 유기묘를 위한 봉사(무료)의료 활동을 많이 하시고 있다고 들었다.

A- 봉사활동은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인데 많이 알려지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

개인적인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 유기동물을 위해 봉사하는 수의사, 수의대 재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비가 저렴하진 않다(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한국보다 진료 수가가 오히려 더 높다). 아직은 의료보험제도가 없고 동물 관련 의료기기나 소모품은 구매자 수요가 적다보니 인체용보다 많이 비싸다.

또 동물병원은 규모가 크건 작건 여러 진료과목이 동시에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방사선, 초음파, 혈액검사 기기 등 고가 장비를 많이 갖추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료 의료 활동은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저는 단지 안락사 직전의 동물들과 학대당하고 버려진 동물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유기동물 봉사단체나 자비를 들여 유기동물을 치료하는 자원봉사자의 진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진료비 일부 감면 혜택과 처방사료를 2~30포씩 가끔 기증하는 정도로 작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이 좀 더 안정화되고 여유가 생기면 봉사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가고 싶다. 이는 분명 가치로운 일이고, 봉사를 하였을 때 마음 깊숙이 뿌듯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Q. 반려동물 천만시대인 가운데 유기견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수의사의 관점에서 가장 문제점은.

A- 중성화 수술을 권장하는 것이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아이를 잃어버리거나 유기하게 된다면 다른 유기견의 접촉으로 인해 새끼를 낳게 되는데 이들 또한 커서 유기견이 될 수 밖에 없다. 예방, 치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유기동물 개체 수가 늘어날 경우 심장사상충 감염증, 파보 장염 등 각종 전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교통사고, 교상사고 및 인수공통전염병 발병률 증가 등 인류의 삶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Q. 우리나라는 유럽 등 선진국 수준에 비해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의 질이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 반려인들은 비싼 의료비에 대해 부담이 많다. 해결책이 있나.

A- 전 국민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닌 이상 범국가적 차원의 동믈 의료 보험제 도입은 당장 어려울 것이다. 단, 국내 펫 보험들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하면 진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또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백신, 구충 등의 정기적 실시와 주기적 건강 검진을 실시해 향후 다가올 큰 질병을 미리 예측해 조기 치료하는 것도 진료비를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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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수의계에서 손꼽히는 숙원과제는.

A- 수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동물용 의약품이 너무 많다. 무분별한 동물용 의약품의 판매 및 사용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동물등록, 유기동물 보호 지침 마련, 입양 문화 조성, 동물보호교육 등이 꼭 필요하다.

Q. 향후 원장님의 추진 과제가 있다면.

A- 동물들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백내장, 시력저하 등 노안 환자도 많아졌다. 사람과 달리 각막을 심하게 다치거나 안구 건조증이 너무 심해 내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경남의 동물병원 중 유일하게 2차급 안과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임상을 하면서도 전공 분야에 대한 배움과 지식 나눔을 소홀히 하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Q. 반려동물 복지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수의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황 원장이 생각하는 앞으로 수의사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수의사는 의학적 지식 제공을 위한 교육 및 동물 치료를 담당함으로써 반려동물이 통증없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시에서 주관하는 유기묘 TNR사업, 중성화 지원사업, 유기동물 진료비 또는 저소득층 진료비 지원사업 등에 시민들과 보호자분들이 동참하고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참가하는 것, 양질의 진료를 통해 아픈 반려 동물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수의사가 반려동물 복지 및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역할이자 사명감이라 생각한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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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황 원장은 반려인으로부터 어떤 수의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A- ‘실력, 인품, 친절함을 갖춘 반려동물 주치의로서 진심을 다해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고 보호자의 마음까지 함께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수의사가 되고 싶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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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수의사와 수의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적어지는 만큼 반려동물과 특수 희귀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반려동물 시장 증가와 함께 동물병원, 수의사, 임상수의학은 미래에도 꾸준히 주목받는 분야가 될 것이다. 또한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전부 대체할 수는 없다.

단, 반려동물 시장도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질병의 조기진단 및 예방대책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도 관심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저희 병원에 믿고 찾아주시는 모든 보호자분들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20년 이상 진주를 지키는 동네 수의사가 될 것임을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저희 병원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한 병원에 내원하면 예민해지는 동물들이 진료 중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 순간 의료진들과 직원들이 긴장을 하고 진료를 보고 있다.

이 와중에도 열심히 진료해주시는 부원장님과 진짜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병원의 힘든 일들을 내색하지 않고 내 일처럼 해주시는 간호사 선생님들과 직원들이 있어줘서 현재의 이솝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든 길고양이의 복막염 치료비 마련을 위해 매일 틈마다 수제 수세미를 만들어 판매하는 우리 직원들 우리 이솝메디컬의 미래이자 자랑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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