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경남웹툰캠퍼스 입주 작가 4인을 만나다
[특집] 경남웹툰캠퍼스 입주 작가 4인을 만나다
꿈을 그리는 그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1.03.3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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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김미성, 임성훈, 신지훈 작가(왼쪽부터)
유명희, 김미성, 임성훈, 신지훈 작가(왼쪽부터)

웹툰은 인터넷을 통해 연재하고 배포하는 만화로,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이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웹툰작가 양성을 위해 지난해 11월 폐 유휴공간이었던 옛 창원국가산단 동남전시장 동관을 리모델링해 경남웹툰캠퍼스를 개소했다.

경남웹툰캠퍼스는 도내 웹툰작가를 대상으로 창작지원, 상담, 육성, 연결망 지원 등 입주 작가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웹툰(스토리)작가 19명이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며 꿈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아직은 미생이지만 ‘완생’을 꿈꾸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글/사진 최하늘 기자>

유명희 작가 사진과 할머니넷 컷.
유명희 작가 사진과 할머니넷 컷.

■유명희 웹툰작가(36)

- 웹툰작가의 꿈은 언제부터 꾸었는지.

경기도에 있는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했다. 졸업 후 만화를 그리는 일을 계속했다. 하지만 10여 년전에는 출판만화 시장이 많이 위축됐었고 웹툰시장도 역시 크지 않았다.

서울에서 자취를 했는데 작품활동과 생활을 하는데 금전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4년 전에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왔다.

고향에 와서 결혼도 하고 어느 정도 심리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다시 도전하게 됐다. 마침 경남웹툰캠퍼스가 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입주를 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데뷔를 하고 싶다.

- 어떤 작품을 그리고 싶은지.

시골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 김태리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작품이다.

우리 이웃, 풍경 등 잔잔한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물론 웹툰시장에서는 반기지 않는 소재지만 예전부터 하고 싶은 일이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김미성 작가 사진과 작품 이미지 컷-채팅형 웹소설 플랫폼 '채티'에서 연재한 단편 작품 '구남친은 위험해'
김미성 작가 사진과 작품 이미지 컷-채팅형 웹소설 플랫폼 '채티'에서 연재한 단편 작품 '구남친은 위험해'

■김미성 웹툰스토리작가(31)

-웹툰스토리작가에 대해 설명해 달라.

웹툰작가는 어시스턴트(assistant)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스케치를 비롯해 그림과 스토리를 모두 다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그림을 그리는 작가랑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기도 한다.

웹툰스토리작가는 웹툰그림작가랑 구분된다. 스토리 작가의 주 업무는 만화의 기본 틀과 스토리 라인, 컷과 신, 연출을 구상한 뒤 그것을 내용을 토대로 시놉시스(영화, 드라마, 소설의 내용을 간추린 개요 또는 줄거리)나 콘티(continuity)를 만들어서 웹툰그림작가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스토리작가 입장에서는 마음이 맞는 그림작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경남웹툰캠퍼스에 입주하기 전에는 대구에서 웹소설(스토리)작가로 활동했다. 앞으로 멋진 로맨스나 판타지 작품을 쓰고 싶다.

-경남웹툰캠퍼스에서의 생활은 만족하는지.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19명의 예비작가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같은 꿈을 향해 달리다 보니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밥을 먹으면서 조언도 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한다.

저 같은 경우는 웹소설을 쓴 경험이 있어서 스토리 부문에 대해서 조언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웹툰 작가 입주실을 비롯해 교육실,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고 작가와 기업 간 협업의 장을 마련해 웹툰의 장착, 사업화를 지원하는 등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2년 정도 머물 수 있으며 계획서 등을 통해 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4년까지 지낼 수 있다.

임성훈 작가 사진과 작품 이미지 컷.
임성훈 작가 사진과 작품 이미지 컷.

■임성훈 웹툰작가(42)

-경력이 10년 정도 됐다고 들었다. 웹툰작가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한 후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와 5년 전부터 경남테크노파크에서 콘텐츠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부터 웹툰과 함께 출판만화도 그리고 있다. 네이버를 비롯해 모바일 플랫폼 등에도 시리즈를 연재한 경험이 있다. 웹툰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개성을 잘 살려야 한다. 또 스토리구상, 글쓰기도 잘 짜야 한다. 요즘은 학원을 많이 다니기도 한다.

웹툰작가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공모전 또는 인스타 업로드, 도전만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경험이 쌓이거나 반응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데뷔할 수 있다.

아마 수익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사실 신인이거나 인지도가 크게 없을 땐 생활이 빠듯하다. 수도권에 연고가 없으면 버티기 힘들 것이다.

저도 이런 이유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지금은 꾸준히 연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은 아니지만 중소기업, 평범한 직장인 만큼은 번다. 경남웹툰캠퍼스 생활도 만족스럽다.

-웹툰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지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웹툰작가가 될 수 있다.

다만 웹툰작가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 차이는 있지만 빨리 데뷔하고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1%의 극소수 일 뿐이다.

꾸준히 성실하게 차근차근 노력하는 게 답인 것 같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것 저것 고민하지 말고 마음을 먹었으면 도전하면 된다. 그리고 시작한 작품은 마무리 짓는 게 중요하다. 연습만 하고 경우가 많은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시리즈를 끝까지 완성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신지훈 작가 사진과 작품 컷-문과남 이과녀
신지훈 작가 사진과 작품 컷-문과남 이과녀

■신지훈 웹툰작가(35)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데뷔를 했다고 들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축 관련 일을 했었다. 창원과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몇 년 정도 했는데 어느 날 문득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게 아닌데’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어린시절 꿈이었던 웹툰작가에 도전했다.

지난 2019년 6월에 ‘문과남 이과녀’라는 작품을 ‘버프푼(모 게임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웹툰 서비스)’에 1년 동안 연재했고 지금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직장을 그만 둔 뒤 1년 6개월 동안 준비기간을 거쳤다. 그림은 취미로 꾸준히 그렸기 때문에 기초는 있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문화대장간 ‘풀무’와 사설학원에서 그림을 비롯해 많은 것을 배웠다.

-웹툰작가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즐겨 봤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만화책에 푹 빠져 지냈을 만큼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그 때 느꼈던 만큼의 재미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지금은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독자분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물하고 싶다. 어릴 시절 제가 출판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즐거움을 웹툰으로 옮겨와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