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소통, 배려에 대한 단상
공감, 소통, 배려에 대한 단상
  •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 승인 2021.02.2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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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박도영 경상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구성작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선 늘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공감’, ‘소통’, ‘배려’라는 세 단어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단체 어디든 원활한 운영을 위해 반드시 공감, 소통,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세 단어에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아닌 상대방에 무게중심을 둬야만 진정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모두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이름으로 모이고 움직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공감(共感)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고 되어 있다. 소통(疏通)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뜻이다. 배려(配慮)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고 되어 있다. 남의 생각을 내 것처럼 느끼는 공감, 남과 오해 없이 잘 통하는 소통, 남을 돕거나 보살펴 주는 마음이 어우러질 때 갈등 없이 수월하게 일이 진행된다는 생각에는 누구나 이견이 없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과 소통, 배려를 강조한다.

이 세 단어를 말할 때 누구나 강조하는 말이 있다.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해’가 공감과 소통, 배려에 정말 도움이 되는 행위인지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해’의 주체는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이해란 내 기준에 맞춰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내 기준에서 잘못된 것이 있어도 눈감아 주거나 너그러이 생각해 주려 노력하는 것에 가깝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어.” 자주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자주 듣는 말일 수도 있다. 이런 말이 많이 오갈수록 마음을 다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결국 그렇게 원하던 공감과 소통, 배려는 ‘내’가 기준이 되고 우선이 되는 순간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심리상담의 일종인 ‘코칭(Coaching)’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있다. 대화를 나눌 때 코치는 ‘나’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직 상대방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코칭의 시작이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공감, 소통, 배려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 상대방을 내 기준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도 자신을 내려놓을 때, 서로가 각자 자신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고스란히 상대를 바라보며 받아들이려고 할 때, 바로 그때야말로 진정한 공감과 소통, 배려가 시작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