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평거동 ‘불막열삼’ 천재훈(45) 대표
진주 평거동 ‘불막열삼’ 천재훈(45) 대표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0.11.04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시 평거동에서 ‘불막열삼’이라는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천재훈씨의 인생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대학 졸업 후 시작한 첫 사업(자동차 정비)이 대박이 나면서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때 실패를 맛본 재훈씨는 그 뒤로도 하는 사업마다 줄줄이 쓴맛을 보며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현재는 지난 4월부터 가족들과 함께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사업 실패 등으로 가족과 뿔뿔이 흩어져 지낸 적도 있다며 가족과 함께 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천재훈 대표
천재훈 대표

Q.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 달라.

A- 진주시 평거동 제우스 빌딩에서 고깃집인 ‘불막열삼’을 운영하고 있는 천재훈이라고 한다. 나이는 45살이다.

Q. 장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유년시절부터 공부보다는 사업 쪽에 관심이 많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자동차 정비사업을 하면 돈을 많이 벌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군입대 당시 수송병과를 지원했고 제대 후에는 대학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하동에 있는 주택을 개조해 자동차 정비사업을 시작했고 1년 뒤에는 진주로 와서 ‘태성정비’라는 간판을 걸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3년간 승승장구했고 이를 발판삼아 수입차전문공장으로 영역도 확대했다.

Q. 자동차 정비사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A- 몇 년 동안 영업이 잘됐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굳이 당시를 설명하지 않아도 전부 알 것이다. 그때 우리도 수익이 급격하게 감소해 여느 가게처럼 장사를 접어야 했다.

외환위기 당시 먹고 살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했고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 일종의 ‘다단계’ 일이었다.

다단계 일도 정말 열심히 했고 최고 단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다단계의 성공은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동차 정비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인맥과 신뢰도 무너져버렸고 남은 건 사람들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뿐이었다.

사기도 당하고 정말 만신창이가 됐다. 그래서 진주를 떠나 아내와 서울로 가서 가게를 임차해서 커피숍을 운영했다. 한 번 하면 모든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 쉬지 않고 밤낮으로 ‘죽어라’ 일만 했다. 하지만 월세(1200만 원)가 너무 비싸 돈이 모이지 않았다.

그때는 정말 주저앉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그는 3년 전에 무작정 베트남으로 가서 요식업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고깃집, 해산물집 등을 운영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어쩔 수 없이 지난 4월 귀국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진주로 온 후 부모님의 도움과 자동차정비 사업을 하면서 아껴놓았던 ‘쌈짓돈’으로 지금의 가게를 열고 다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베트남으로 갈 때 뿔뿔이 헤어졌던 가족들도 다시 진주로 왔다. 여전히 밤낮없이 일하고 있고 코로나19로 힘들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있어 행복하다.

Q.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A- 사람과 돈이 무서웠다. 사기도 많이 당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어떻게 힘든 시기를 극복했나.

A- ‘화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나쁜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결국은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인데 정말로 그 의미를 깨달았다.

돈과 사람에 받은 상처와 분노가 가족과 내 주위 사람들에게 옮겨져 가고 결국엔 나에게 돌아왔다.

마음속에 자리 잡은 미움과 원망을 풀기 위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미움과 원망이 사그라지고 있다. 현재도 극복 중이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인생에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A- 당연히 어머니와 아내다. 또 형제와 주변 가족들도 큰 힘이 된다. 이들이 있기에 내가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조언과 책을 선물해 준 대전에 계신 예전 거래처 사장님 내외 역시 힘이 되어준 고마운 분들이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요식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A-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상이다. 또 음식을 팔다 보니 청결에 특히 신경을 쓴다. 결벽증은 아니지만 지저분한 것을 싫어해 청결을 내 몸을 혹사할 때도 많다.

하지만 고객들이 깨끗한 식당을 좋아하니 더 노력해야 한다.

Q.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나 장사철학이 있다면.

A-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친절, 정직, 청결은 기본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손님들이 내 집에서 밥을 먹는 것 같이 느낄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나의 장사철학이다.

Q.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이미 베트남에서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을 다 날린 경험이 있다.(웃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잘 헤쳐나가고 있다. 단골이 많이 도움이 되고 있으며 고객유치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나 홍보를 하고 있다.

Q.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A- 정보, 기술, 돈은 기본이며 정확한 아이템과 콘셉트, 그리고 무엇보다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또 자신에 대한 믿음 또한 있어야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A- 장사가 잘돼서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 장사를 하는 이곳에는 많은 가게가 있고 또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 모두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곳이 나와 그들의 꿈을 이루고 행복을 줄 수 있는 터전이 됐으면 좋겠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