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유기견봉사팀 ‘리본’ 강동국(48) 팀장
진주유기견봉사팀 ‘리본’ 강동국(48) 팀장
“이름을 지어 준다는 것은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0.06.30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동욱 팀장
강동욱 팀장

1인 가구와 고령화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 버려지는 유기견 또한 매년 늘어나고 있어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부터 사설 보호소까지 한계점에 이르렀다.

재입양되지 못한 유기견 절반이 안락사를 당하고 있다. 진주시유기견보호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진주시유기견봉사팀 ‘리본’ 강동욱 팀장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버려지는 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또 동물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라며 “동물복지에 대한 기준과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강 팀장은 평소 특히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진주시유기견보호소에는 60여 명의 리본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동욱 팀장은 “반려견은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다. 즉 가족과 같은 존재다. 최근 유기되는 반려견들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반려인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라며 “반려인과 반려견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다음은 유기견 봉사팀 강동국 팀장과의 일문일답>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먼저 유기견 봉사팀 ‘리본’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진주시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활동 중인 유기견 봉사팀 ‘리본’은 3년 전에 만들어진 봉사단체다. 그리고 2018년도부터 열악한 환경과 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기견보호소를 돕고 있다. ‘리본’ 센터에는 안락사 직전에 구조되거나 학대를 당한 다수의 유기견이 있다.

Q. ‘리본’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A- 영문 그대로 리본(reborn)의 ‘re’는 ‘다시, 새로이, 거듭, 원상(原狀)’의 뜻을 나타내며, born은 ‘태어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리본(reborn)’이라는 이름은 유기견들이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돼 행복한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현재 회원은 몇 명인지.

A- 초창기 봉사 인원은 3~4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약 60여 명의 봉사자가 활동 중이다. 대학생부터 직장인, 애견미용사 등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주말마다 진주시보호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리본 회원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격이 있는지.

A- 리본 봉사팀은 동물을 사랑하는 진주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미성년자는 받지 않고 있다. 동물과 공존하는 삶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봉사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A- 리본 봉사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 아이들의 목욕, 미용, 산책, 청소, 입양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여러 봉사활동 중에 유기견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해 입양 홍보 행사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

거리 이벤트나 SNS를 통해 입양 홍보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진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기견 입양 홍보 행사를 실시해 시민들과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입양률도 조금씩 올라가고 유기견을 바라보는 편견도 바뀌고 있다.

현재 진주시보호소에는 많은 반려견이 좁은 철망 속에 있다. 회원들이 산책을 시켜주지 않으면 이 반려견들은 단 한 번도 땅을 밟아 보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뜬 철장 속에 갇혀 발톱이 빠진 일도 있다. 리본 회원들이 봉사를 가면 아이들이 반겨주는 그 눈빛은 잊지 못한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입양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지나.

A- 모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검색 할 수 있는 ‘포인핸드’ 어플이 있다. 어플을 통해 아기들 정보를 보고 입양을 하면 된다. 또 ‘유기견봉사팀 리본’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입양 문의가 가능하다.

시 보호소를 통해 입양하면 유기동물 입양비용 지원사업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예쁘다고 사지 말고 반려견 입양 계획이 있으면 한 번 정도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해 줬으면 좋겠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입양 홍보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입양률은 어느 정도인가.

A- 진주시와 지난해 초전공원 일대에서 유기견 산책과 입양 홍보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지자체들이 유기견 입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 또 시민들도 어떻게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지 경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지자체와 함께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리본팀을 운영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든지.

A- 버려지는 유기견 대다수는 병을 앓고 있다. 즉 치료비 문제로 버려진다고 볼 수 있다.

질병이 있거나 사고 등으로 다쳐서 보호소에 들어오는 유기견들은 사실상 입양이 힘들어 안락사 우선 대상이 되기도 한다.

리본팀은 이런 친구들을 구조해 치료한 후 입양을 보내는데 치료비가 많이 든다.

후원금으로 이를 전부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금 들어오는 후원금으로 리본 쉼터 운영도 힘들며 수시로 들어가는 병원비는 회원들 사비로 지급한다. 돈이 드는 수술비는 시민들에게 후원을 받고 있다.

리본팀도 매달 적자를 보고 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정부(지자체), 기업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

Q. 반려견 1000만 시대다.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에는 동물의 생산과 판매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허가를 받으면 누구나 동물을 번식시켜 생산할 수 있고, 등록을 하면 동물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또 돈만 주면 누구나 반려동물을 살 수 있다.

이런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사회가 반려동물을 경제적 가치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로잡고 동물복지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Q. 반려인이나 비 반려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현재 반려견의 개체 수가 늘어남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유기견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보호소 시설에 대한 관리도 어려워지고 안락사 개체 수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보호소가 시민들이 언제든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개방되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는 유기동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

현재도 학대받고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 반려견들도 감정을 표현할 줄 알고 느낄 수 있는 생명체다. 반려견은 절대 사지 말고 입양해야 한다.

© 진주신문
© 진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