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육 인자(56) 회장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육 인자(56) 회장
“봉사를 통해 나의 작은 걸음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 최하늘 기자
  • 승인 2019.12.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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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인자 회장
육인자 회장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및 권익증진,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이들 단체는 총 23개 단체 12,0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양성평등사업, 성폭력․가정폭력 예방 캠페인, 출산장려 시책사업,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시의 각종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23개 여성단체의 중심에는 30년간 꾸준히 봉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주도를 위해 리더로서 본분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 육 인자(56) 회장.

그는 지난 3월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취임, 이후 9개월 지난 현재까지 진주시의 각종 행사는 물론 여성권익증진 등을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과 함께 사랑과 지원이 절실한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찾아 봉사의 손길을 펼치면서 더불어 사는 진주시의 삶의 향상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지역 사회의 일꾼으로 우뚝서고 있다.

지난 3월 여성단체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육인자 회장은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오랜 전통과 열정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여성단체들이 진주 미래 100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여성단체협의회가 진주시의 자랑이자 지역의 리더라는 자부심으로 여성의 권익 증진과 지속적인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육인자 여성단체협의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았다. <편집자 주>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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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A- 진주시 관내 23개 여성단체, 1만 2000여 명의 회원이 여성단체 간의 협력을 통해 여성단체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참여를 확대하고자 구성된 협의회로, 여성의 복지증진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Q. 육 인자 회장의 이력이 궁금하다.

A- 1990년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시작으로 30년 봉사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2012년 초장동새마을부녀회장, 2015년 진주시새마을부녀회장,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이웃사랑 희망나눔운동, 자원순환 환경 지키기, 건강하고 안전한 공동체운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지난해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8 새마을훈장 노력장 수상’이란 큰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어 올해 진주시 23개 여성단체의 수장인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에 취임해 여성권익 증진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으로 사회활동과 봉사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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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의 주요사업이 무엇인지

A- 양성평등 확산 및 여성권익 증진 사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 및 워크숍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인구절벽시대를 맞아 출산율 증가를 위해 출산장려 홍보와 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실천과 10월 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 진주시장애인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생활체육을 통한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각종 성금·성품 전달로 이웃사랑 역시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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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활동에 대한 성과가 있는지, 만족도는

A- 여성권익 증진 및 여성단체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회와 시민의 양성평등 역량 강화를 위해 ‘성인지 뮤지컬’을 상영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특히 10월 축제 기간 중에는 진주음식큰잔치 부스 운영으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특색 있는 지역음식을 홍보하기도 했으며, 진주시 출산장려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자 셋째 이상 출산가정에 다둥이 탄생 축하 바구니 전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진주시 아파트 사건 피해자 200만 원 성금기탁, 추석 맞이 관내 복지시설 생활용품후원, 중앙동 화재피해자 가구 냉장고, 서랍장 구입·기탁, 급식봉사 민간단체 성금 400만 원 기탁 등 각종 이웃돕기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 가장 큰 성과로는 진주시장애인체육회와 협약을 통해 장애인단체의 각종 행사 지원 등 함께 발맞춰 나가는 진주 만들기에 한몫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만족도는 감히 판단할 부분이 아니나, 우리 지역의 일원으로 사회 각 분야의 여성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여성단체 회원 한 분 한 분의 마음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 낸 결과물이라고 본다.

Q. 구체적인 사업추진 목표는 무엇인지

A- 여성 역할 증대와 복지 증진, 폭력예방 홍보를 통한 양성평등 촉진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시행 중인 사업을 수정·보완해 지속적으로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수회를 통해 여성단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토론의 장을 활성화하고, 진주음식큰잔치 운영 등 10월 축제 지원을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설 예정이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도 양성평등 사업으로는 공공화장실 불법촬영 지킴이 활동을 새로이 시작해 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을 증대해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진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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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주시새마을부녀회에서 30년 간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어 호평이 자자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었는지.

A- 새마을 정신의 맥을 잇는 새마을 알뜰나눔장터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을 촉진하고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행사이다. 의류, 생활용품 등 중고물품 교환 및 판매, 어린이 벼룩시장,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등을 운영한다.

아울러 1회용품 및 비닐봉투 사용 안하기 홍보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장바구니 제작 배부, 헌옷 모으기 행사도 함께 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시민의 의식 개선과 나눔 실천을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진주시새마을지도자대회 및 발전결의대회’에서 엄청난 봉사활동 실적으로 훈장도 수여 받았다고 들었다.

A- 2018년에 새마을훈장 노력장을 받았다. 이웃사랑 희망나눔운동, 자원순환 환경 지키기, 건강하고 안전한 공동체운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받게 됐다. 개인적으로 참 감사한 일이며, 나의 29년 동안의 공로를 인정받는 것 같아 참으로 가슴 뿌듯하다.

한편으론 잘 알려지지 않게 주변에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공로를 인정받아 부끄럽기도 하다. 이 상은 나한테 개인적으로 준 것이 아니라 새마을운동을 열심히 하는 봉사자들을 대표해 준 것으로 생각되며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하라는 뜻인 줄 알고 시민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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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봉사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A- 먼저, 가족의 응원과 이해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집안일에 소홀할 때가 많고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다. 남편과 아이들이 나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빈자리를 메꾸어주며 가끔 힘들어서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어 다시 봉사활동의 현장에 갈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다음으로 끈끈한 동료애로 봉사활동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다. 봉사는 절대 혼자의 힘으로는 버틸 수 없고, 멀리, 오랜 시간 할 수 없다. 주변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미루지 않고 먼저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또 동료 간에는 서로의 힘든 마음을 이해하고 격려해주며, 항상 소통하는 데에서 지치지 않아야 봉사는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이 봉사를 통해서 느끼는 보람이다. 봉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봉사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다. 봉사는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 다 행복한 일이다. 작은 나눔과 베품에도 크게 고마워하는 그분들의 모습, 땀과 노력으로 이뤄진 성공적인 행사, 이로써 밝고 건강해지는 진주의 모습을 보면 나의 작은 걸음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을 느끼고 있어 나를 더욱더 봉사의 현장으로 이끈다.

Q. 봉사활동은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A- 봉사활동의 시작은 시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에서였다. 결혼 후 집안일이 전부인 줄 알았던 나에게 ‘여성은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던 분은 바로 시어머니다.

당시 시어머니로부터 여성들이 사회에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봉사활동이라고 배웠다. 이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들여다보며, 반찬이나 집안청소 등을 하기 시작한 것이 첫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 남편이 사업을 했는데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업무를 보던 직원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장학금을 조심스럽게 권유해 봉사에 대한 폭이 더 넓어져 동사무소나 시에서 추진하는 각종 행사, 시책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거창한 계기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아니다. 시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 할 수 있다는 응원, 작은 실천들의 보람 등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것이다.

Q. 회장을 역임한 지 9개월, 특히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진주시여성단체 회장직으로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나 개선될 점이 있었다면

A- 아쉬움은 없다. 애초에 저의 그릇에 과분한 자리라 부담이 컸다. 그러나 단체 동료와 주변 많은 분의 도움으로 올 한 해 잘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 그동안 들러보지 않았던 다양한 사업과 행사 현장에 직접 참여도 많이 했으며, 여성단체의 손길이 필요한 새로운 분야도 개척해 보았다. 올해 물꼬를 튼 여러 활동을 내년에는 더 체계화, 심화해 여성단체협의회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 회원 간 화합과 소통에도 더욱 힘써 협력과 우애를 바탕으로 활동을 확대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남은 임기 동안 최대한 힘을 쏟아부을 것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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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이어 갈 생각인지

A- 물론이다. 오랜 세월 봉사활동을 해 온 탓인지 지금은 봉사와 나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쯤 되면 봉사는 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바쁜 일상 또한 내 팔자, 내 복인 듯하다. 그러나, 나 혼자만을 생각하며 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고 즐겁다. 혹시나 지금 봉사를 막연히 어렵게 여겨 동참하지 못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육인자를 찾으라고, 너무나 좋은 걸 꼭 같이하자고 하고 싶다.

진주시민들은 내년에도, 그리고 더 다음 해에도 계속 여기저기서 활동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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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진주시민, 회원, 또한 여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여성이 행복해야 도시가 행복하다. 요즘 표면적으로 여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져 박탈감을 느끼는 남성이 있다면 오해하지 말라. 여성만 행복 하자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게 안전한 도시·편안한 도시는 결국 아이, 어르신 할 것 없이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약자를 배려하고, 주변을 살피는 건강한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뒤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섬세한 여성의 손길은 그 도시를 따뜻하게 만들 것이고 당당한 여성들은 그 도시를 밝게 만들 것이다.

여성의 권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을 위한, 그리고 그 지역 발전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여성의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2020년 여성들의 적극적이고 많은 참여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